(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월드컵 6회 연속 예선 탈락,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추락 등 끝없는 부진에 빠진 중국 축구가 자신들과 '쌍둥이'처럼 닮은 인도 축구를 향해 훈수를 두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최근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14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여전히 축구를 못한다. 아시아 예선에서 홍콩에 패하고 싱가포르와 비겼다. 3경기에서 승점 단 2점만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인도 대표팀이 아시안컵 예선에서 고전하는 것을 두고 "14억 인구를 자랑하지만 축구 실력이 형편없는 나라라는 점은 인도 축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끝난 아시안컵 예선에서 인도는 싱가포르 원정을 1-1로 비기며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아시아 예선에서 방글라데시와 홈 경기 0-0 무승부, 홍콩에 0-1로 패배, 싱가포르 원정에서 1-1로 비기며 3경기서 2점 획득에 그쳐 본선 진출 가능성이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안컵 예선은 6개 조로 나뉘며, 각 조 1위 팀만 본선에 진출한다. C조에서는 인도가 FIFA 랭킹 134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콩이 146위, 싱가포르가 158위, 방글라데시가 184위로 그 뒤를 따른다.
그러나 인도는 3경기에서 승점 2점만 확보하며 본선 진출과 멀어졌다. 중국은 인도가 인구가 많은 나라임에도 축구를 잘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바로 얼마 전까지 중국 축구가 전 세계로부터 듣던 비판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신들의 처지는 잊은 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인도를 향해 조롱 섞인 분석을 내놓은 셈이다.
물론 중국 축구가 처한 현실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매체는 "인구가 가장 많은 두 초강대국(중국, 인도)이 있음에도, 두 나라 모두 축구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며 "인구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축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도와 중국 축구 모두 일본의 발전 모델을 참고하여 유소년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용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주체가 바로 '중국'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중국 역시 인도와 비슷한 인구를 가지고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으며, '축구 굴기'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수십 년간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모델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 역시 수년째 중국 축구계가 반복하고 있지만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해묵은 과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