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이도현이 시즌 막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도현은 지난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6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한 SSG는 이날 경기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않았다. 젊은 야수들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으며, 주전급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부여했다. 그래도 이도현으로서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최대 70구까지 생각했는데, 투구 수가 많아져서 4회초쯤 교체를 고민했다. 그래도 선발승이 걸린 만큼 5회까지 (이)도현이를 던지게 했다"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본인이 (타자들과) 빠르게 승부했고, 맞춰잡는 투구로 투구수를 줄이면서 첫 승을 하게 된 것 같다. 너무 축하한다"며 "올해 잘 준비해서 시즌을 마무리하면 내년에는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5년생인 이도현은 2023년 7라운드 62순위로 KIA에 입단했으며, 퓨처스리그(2군)에서 계속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도현의 퓨처스리그(2군) 성적은 18경기 78⅓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6.89다.
이도현은 8월 한 달간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8월 퓨처스 루키상 투수 부문을 수상했다. 8월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9이닝(남부리그 4위)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84(남부리그 5위)를 기록했다. 특히 탈삼진 19개(남부리그 2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함께 삼진 능력까지 입증했다.
다만 1군에서는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데뷔 첫 등판이었던 7월 2일 광주 SSG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월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2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2자책)을 올렸다.
7월 27일 2군으로 내려간 이도현은 지난달 10일 1군에 올라왔다. 하지만 9월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해 0이닝 3피안타 1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다.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올라왔지만,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했다.
이도현은 주저앉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9월 23일 문학 SSG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범호 감독은 "초반에 도현이가 어떤 느낌인지 보려고 선발로 내보냈는데, 그날은 좀 긴장했던 게 보였다"며 "그 이후에 도현이의 투구를 봤을 때는 충분히 능력을 갖췄다고 봤다. 내년에는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도현이를 선발로 내보내는 게 좋을지, 아니면 불펜에서 강하게 던지게 하는 게 나을지 체크하려고 한다. 불펜투수로 나와 1이닝을 베스트로 던지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며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본인은 긴 이닝을 던질 수 있고 체력이 좋다고 말했더라.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보직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