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중국 축구가 또다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받고 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21일 "외국인 선수 의존증을 타파하고 중국 축구는 본토 육성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제목의 장문의 칼럼을 통해 중국 슈퍼리그(CSL)의 구조적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당 칼럼은 CSL 17라운드 경기들을 예로 들며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과도한 의존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해당 라운드에는 다득점 경기가 속출했지만, 골을 기록한 선수 명단을 보면 외국인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매체는 이를 두고 "미트리체, 웨슬리, 아수에와 같은 외국인들이 주인공이었고, 정작 중국 선수들은 조연조차 되지 못한 채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바라볼 뿐이었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이러한 흐름을 '외국인 영웅전'이라는 표현으로 비꼬며, 중국 리그가 더 이상 본토 선수를 위한 장이 아니라는 현실을 지적했다.
클럽들이 성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 영입이라는 묘약'에 집착하면서, 본토 선수들은 벤치에 고정된 채 출전 기회를 잃고, 그라운드 위 존재감마저 희미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구조적 병폐는 단기적인 결과는 가져올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청소년 육성과 축구 생태계 자체를 파괴하는 자충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칼럼은 이후 비교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의 프로 리그를 들었다. K리그와 J리그 역시 외국인 선수를 적극 활용하지만, 이들 리그는 본질적으로 본토 육성을 중시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 최고 리그에서도 활약하는 선수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고, 일본 역시 미토마 가오루, 도안 리쓰와 같은 국제급 자원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매체는 이에 "이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경쟁 체제와 청소년 육성 시스템이 리그 전체에 뿌리내렸다는 데 있다"면서 차이를 실감했다.
반면 중국은 외국인 선수의 기량에만 의존하고, 본토 선수는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벤치에서 무력한 상태에 있다고 비판했다. 구단주와 클럽 운영진들이 단기 성적을 위해 고액의 외국인 선수 영입에만 집중하면서, 장기적 투자나 유소년 시스템 확충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축구가 다시 출발선에 서기 위해선 대대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매체는 외국인 선수 등록과 출전 횟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젊은 본토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육성에 적극적인 클럽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칼럼은 마지막으로 "단기적인 리그 성적이 과연 중국 축구의 미래를 대체할 수 있는가? 국가대표팀이 또 다시 실패하고, 관중석에서 '환불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는데, 고액 외국인 선수들은 정말로 우리를 구할 수 있는가?"라며 중국 대표팀의 성적으로까지 이어지는 자국 리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와 동아시아컵 부진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번 칼럼은 단순한 외국인 선수 비판을 넘어, 중국 축구 전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구 팬들의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중국 축구는 또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