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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이 힘들면 나도 힘들다"…첫승 무산 홍민기, 후배 걱정이 먼저였다 [부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10 06:36 / 기사수정 2025.07.10 06:36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내 승리가 날아간 것보다 김진욱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힘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홍민기는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와의 사직 홈 경기에 선발등판, '인생투'를 펼쳤다. 평균구속 150km/h를 찍은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조합을 앞세워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 타선도 홍민기에게 적절한 득점 지원으로 힘을 실어줬다. 5회말 한태양의 1타점 2루타, 박찬형의 1타점 3루타, 빅터 레이예스의 2점 홈런 등을 묶어 두산 선발투수 최민석을 무너뜨렸다.

홍민기는 롯데가 4-1로 앞선 6회초 수비이닝 시작과 함께 정현수와 교체, 등판을 마쳤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가 7회까지 5-3으로 앞서가면서 홍민기의 프로 데뷔 첫승 수확이 이뤄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수비에서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베테랑 우완 구승민이 선두타자 정수빈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흐름이 묘해졌다. 롯데 벤치는 여기서 투수를 좌완 김진욱으로 교체, 두산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승부를 맡겼다.

롯데 벤치는 김진욱이 케이브를 잡아주기를 바랐지만 결과는 최악으로 흘러갔다. 케이브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 롯데의 리드와 홍민기의 승리투수 요건이 사라졌다.



김진욱은 피홈런 이후 곧바로 김상수와 교체됐다. 더그아웃으로 복귀한 뒤 자책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롯데도 5-8로 무릎을 꿇으면서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홍민기는 일단 자신의 프로 데뷔 첫승이 무산된 부분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승수, 홀드, 세이브 등 기록적인 측면보다 마운드 위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홍민기는 9일 사직 두산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전날 게임은 제구력 부분에서 가장 만족스럽다. (직구) 스피드보다는 빠르게 타자들과 승부하면서 투구수가 적었고, 굉장히 만족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 내 입장에서는 승리, 홀드, 세이브 등 기록보다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1군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홍민기는 자신의 프로 데뷔 첫승이 무산된 것보다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배 김진욱이 받았을 상처를 더 걱정했다. 김진욱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홍민기는 "김진욱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내가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보다 김진욱이 많이 힘들어하니까 나도 같이 힘들었다"며 "김진욱도 실점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김진욱이 많이 자책하고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니까 마음이 안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진욱이 그래도 굉장히 긍정적인 스타일이다. 금방 (1군에) 올라올 것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홍민기는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롯데의 연고지 부산 지역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유명 인사가 되어가고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팬들도 부쩍 많아졌다.

홍민기는 "알아봐 주시는 팬들이 많아졌는데 이런 부분들 때문에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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