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의 2025년 여름 이적 여부가 토트넘 홋스퍼 팬들과 축구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가 구단과의 계약을 연장하며 잔류할 가능성도 진지하게 제기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팀의 상징적 존재가 된 손흥민을 둘러싸고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토트넘 내부에서는 그를 붙잡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토트넘 전문 소식지 '스퍼스웹'은 14일(한국시간), 전 토트넘 레전드 수문장이자 현 축구 평론가 폴 로빈슨의 분석을 인용해 "토트넘이 손흥민을 이번 여름에 매각하는 대신, 오히려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파는 것보다 데려가는 쪽이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손흥민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그의 나이가 33세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 클럽이 예전처럼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슨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리그는 선수 영입 전략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사우디 프로리그는 이제 젊은 남미 선수들을 중심으로 스카우팅하고 있으며, 더 이상 은퇴를 앞둔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의 마지막 정류장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추세 속에서 손흥민을 팔아 이득을 얻는 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더 이상 사우디 클럽들이 과거처럼 고액 연봉으로 노장 스타들을 유치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그렇다면 차라리 손흥민을 남겨두는 것이 팀 전력과 상업적 가치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빈슨은 상업적 가치 외 또 다른 측면도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은 단순히 경기력으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드레싱룸에서의 영향력, 팬들과의 유대, 그리고 무엇보다 구단이 가진 아시아 시장에서의 상업적 가치까지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계약 종료까지 1년 남은 시점에서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캠페인과 구단 재편 속에서 안정을 제공하는 존재로 남는 것이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지은 토트넘에게 손흥민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물론 엄청난 제안이 오면 토트넘이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 시점에서 손흥민이 구단에 주는 가치를 따졌을 때, 오히려 1년 재계약 같이 단기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편이 오히려 이성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스포츠 플랫폼 '디 애슬레틱'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할 가능성을 새롭게 제기했다.
매체는 13일 "프랑크 신임 토트넘 감독의 전술에 부합하는 선수들을 분석하는 가운데 손흥민이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라며 "이번 여름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팀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프랑크 감독은 브렌트퍼드 시절에도 베테랑과 유망주 모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능했다"며 "손흥민의 경험과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 골 결정력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다. 프랑크 체제에서도 손흥민은 중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손흥민의 주장직 유지 여부는 변수다.
매체는 "프랑크는 외향적인 리더십을 가진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던 전력이 있다"며 "조용한 리더십을 가진 손흥민이 주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는 곧 사우디 이적설에 불을 지폈다.
특히, 사우디 명문 알나스르와 알힐랄을 비롯한 복수 구단이 손흥민 측과 접촉한 정황이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의 보도를 통해 확인되면서 이적 가능성은 점점 현실화되는 듯 보였다.
로마노는 손흥민의 에이전트가 최근 사우디 구단과 회담을 진행했으며, 사우디 리그는 여전히 손흥민의 최우선 타겟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 의지가 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은 이미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전드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팀의 레전드 지위를 챙긴 손흥민을 곧바로 내치기에는 클럽의 명성에도 금이 갈 수 있는 행보일 수 있다.
한편,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 가능성을 둘러싼 또 하나의 변수로 리버풀의 다르윈 누네스가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 팬 기반 미디어 '홋스퍼 HQ' 14일 "사우디 리그의 대표 구단인 알힐랄이 손흥민 외에도 누네스를 주시하고 있으며, 만약 누네스를 먼저 영입하게 된다면 손흥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네스는 이번 여름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사우디 클럽들과의 접촉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손흥민의 미래는 단순한 요소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계약 만료까지 1년이 남은 상황에서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거나, 그를 마지막으로 현금화할지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의 역할, 챔피언스리그 도전, 팬들과의 관계, 상업적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구단이 그의 잔류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여름 손흥민과 토트넘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내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