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이 지독했던 타격 슬럼프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에게 꾸준히 기회를 준 사령탑에 보답하는 결정적인 한 방을 쳐냈다.
이우성은 지난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6차전에 7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KIA의 8-3 승리와 2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이우성은 이날 2회초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우성은 대신 승부처에서 침묵을 깼다. KIA가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5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쿠에바스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생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우성은 원 스트라이크에서 쿠에바스의 2구째 146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스코어를 6-3으로 만들었다.
KIA는 이우성의 2타점 적시타로 게임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이우성도 전날 대타로 나와 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우성은 지난 20일 KT전까지 2025 시즌 타율 0.230(122타수 28안타) 2홈런 10타점 OPS 0.692로 부진했다. 좀처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팀이 기대했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KIA는 나성범, 패트릭 위즈덤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이우성까지 슬럼프에 빠지면서 방망이의 화력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 KIA 감독의 고민도 점점 더 커졌다.
이우성은 일단 지난 21일 KT전에 KIA가 1-3으로 뒤진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 안타를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되찾았다.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다.
이우성은 다만 2루까지 추가 진루를 노리다 KT 좌익수 장진혁의 정확한 송구에 잡혔다. 2점의 점수 차를 고려하면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보다 후속타자들에게 흐름을 연결해 주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KIA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이튿날 이우성을 선발 라인업에 복귀시키면서 오히려 지난 21일 경기 타격과 적극적인 주루에 후한 점수를 줬다. 선수가 조금이라도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우성이 베스트로 뛰다가 아웃된 건 KT 수비가 잘한 거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열정과 간절함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뛰다가 죽더라도 해줘야 하는 플레이였다"고 강조했다.
또 "이우성이 오늘 선발로 나가는 데 본인이 스스로 최근 좋지 않은 걸 잘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잘 풀어주기를 바란다"며 "최원준이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이우성을 몇 경기 더 지켜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은 사령탑의 격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2경기 연속 안타에 승부처 타점까지 수확했다.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고 터닝 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는 의미가 큰 하루였다.
KIA는 2024 시즌 우승 공신이었던 외야수 최원준이 이우성보다 더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 21일 KT전에서는 수비 중 본헤드 플레이 이후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 2군에서 한 차례 더 재정비를 진행하게 돼 이우성의 부활이 중요하다.
사진=수원,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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