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수호신' 김원중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를 짧게 짜른 가운데 부산 홈 팬들 앞에서 첫 투구에 나섰다.
김원중은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 개막전에 등판,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원중은 롯데가 4-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변우혁을 유격수 땅볼, 서건창을 중견수 뜬공, 김석환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삼자범퇴로 KIA의 마지막 저항을 잠재웠다.
김원중은 "마운드에서 투구에 들어가는 동작을 간결하게 바꾸고 빠르게 승부하니까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기는 것 같다. 현재까지는 (시즌 준비 과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3년생인 김원중은 2020 시즌부터 롯데의 클로저로 9회를 책임지고 있다. 2020 시즌 25세이브를 시작으로 2021 시즌 35세이브, 2022 시즌 17세이브 2홀드, 2023 시즌 30세이브, 2024 시즌 25세이브 등 매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김원중은 2024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여러 구단들이 김원중에게 거액의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김원중의 선택은 큰 고민 없이 롯데 잔류였다.
김원중은 계약 기간 4년, 보장 금액 44억원, 인센티브 10억원 등 총액 54억 원에 원 소속팀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공식 발표를 앞두고 박준혁 롯데 단장과 사진 촬영에 앞서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를 짧게 자르고 카메라 앞에 섰다.
김원중이 머리를 길게 길렀던 건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헤어 스타일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던 가운데 롯데 잔류 확정 후 고민 없이 미용실로 향했다.
김원중은 "머리를 짧게 자른 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일단 머리가 짧아지니까 출퇴근 시간을 합쳐서 30분 정도가 단축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남자들은 머리가 짧으면 샴푸 후 대충 수건으로만 털고 안 말릴 때도 있는데 나도 그런 수준까지 돌아간 것 같다"며 "확실히 머리가 짧아지니까 편한 부분이 있다. (머리가 긴) 여자분들은 정말 힘들다. 긴 머리를 관리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원중의 2025 시즌 목표는 매년 그렇듯 단순하면서도 확고하다. 최대한 많은 게임에 등판해 롯데 승리를 지켜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피치클락도 적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원중은 투구 시 다른 투수들보다 루틴이 많은 편이었다. 올해부터 KBO리그에 피치클락이 시행돼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20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김원중도 이에 맞춰 2025 시즌을 준비했다.
김원중은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 잡동작을 줄이고 포수와 빠르게 사인을 교환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항상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내가 많이 등판해야 롯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큰 목표"라며 "또 롯데가 가을야구를 그것도 더 높은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부산, 엑스포츠뉴스/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