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프리미어리그 멸망전'이 다가온다.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맞대결이 오는 17일(한국시간)에 펼쳐질 전망이다. 영국 현지 언론은 이 경기 결과가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물론 맨유의 루벤 아모림 감독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맨유와 토트넘이 오는 17일 오전 1시30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양 팀은 올 시즌 실망스러운 성적과 내부 혼란으로 인해 팬들의 거센 불만을 사고 있기 때문에 두 팀의 맞대결은 엄청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이 경기의 결과가 향후 두 감독 모두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지난 13일 보도를 통해 "왜 토트넘과 맨유의 맞대결 중 '패자'가 실제로는 '승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패자'와 '승자'의 비유는 실제로 경기에서 지는 팀의 감독이 경질될 가능성이 높아 미래에 더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매체는 이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양팀 팬 모두에게서 적대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주간 계속된 양 클럽의 추락으로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고 전했다.
더선은 "현재 안지 포스테코글루와 루벤 아모림 감독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두 명문 구단이 모두 방향성을 잃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맨유의 경우 아모림 감독 부임 후 13경기에서 승점 14점밖에 획득하지 못했다. 이는 같은 기간 토트넘보다 고작 3점 많은 수준이다"라며 양 팀의 부진을 강조했다.
또한 매체는 "현재로서는 두 구단 모두 감독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이번 경기에서 한쪽이 참패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2021년 10월의 상황보다 현재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절망 속에 하나가 된 두 클럽"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표현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기사에서 말한 '2021년 10월'의 상황은 약 3년 전인 2021년 10월 30일, 맨유가 리버풀에게 홈에서 0-5로 대패하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의 붕괴를 말하는 것이다. 이후 몇 년간 맨유는 반복된 부진과 감독 교체로 팀이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았고, 이번 시즌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도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림 감독은 스포르팅 리스본 시절 성공을 이끌었던 3-4-3 전술을 맨유에서도 고수하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연패와 홈 경기 부진으로 인해 선수들조차 그의 전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최근 맨유 팀 내 일부 선수들도 공개되지 않은 사적인 회의를 통해 전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모림 감독은 이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아모림 감독은 이에 대해 "나는 우리가 정한 방식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다. 선수들도 믿게 될 것이다. 이외의 방법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모림 감독의 고집에 대해 맨유의 전 선수이자 현재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개리 네빌은 "그가 자신의 전술을 바꾸지 않는다면 선수들과 팬들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계속 패배하면 전술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고, 이는 다음 시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모림 감독은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상황도 다를 것은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을 공격적인 팀으로 변화시키려 했으나, 해리 케인이 떠난 자리를 다른 공격진들이 완전히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비진의 불안정한 경기력과 이어지는 부상 악재 속에서, 전술적 문제점이 계속해서 지적되며, 경기 운영에서의 미숙함이 드러나고 있다.
토트넘도 2021년에 시즌 도중 감독 교체를 단행한 적이 있다. 당시 감독이었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팀을 이끌 당시에도 극심한 성적 부진을 겪었다. 결국 다니엘 레비 회장은 팬들의 압력에 의해 그를 경질하고 안토니오 콘테를 선임했다.
그러나 콘테 역시 레비 회장과의 갈등 속에서 팀을 떠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포스테코글루도 선배 감독들이 겪었던 위기를 비슷하게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양 팀 감독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단두대 매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과 맨유 모두 이미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이며,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테코글루와 아모림 중 한 명이 시즌 도중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사실 두 팀의 대결은 이번 시즌 미리보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두 팀은 유로파리그에서 나란히 상위 8위 안에 들어 16강에 직행했는데 우승 확률이 꽤 높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 지는 팀 감독이 자리를 떠날 수 있는 단두대 매치가 되고 말았다.
더선의 보도대로 과연 2021년의 사례처럼 이번 경기에서도 패배하는 팀이 감독 교체의 변곡점을 맞이할지, 혹은 두 감독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