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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성적 떨어질 이유 없었다"...꽃감독의 격려와 신뢰, MVP 타자 부활 발판 됐다

기사입력 2024.04.05 10:44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심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해줄 테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 기간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된 뒤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올 시즌부터 KIA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도 이범호 감독에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범호 감독은 "호주 캠프 때 서건창을 불러서 제일 처음에 물어봤던 부분이 '너를 젊을 때도 봤고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도 뛰는 모습을 봤는데 나는 네가 (성적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서건창은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 부분은 문제없게 만들어 줄 테니까 한 번 네가 해보고 싶은 대로 편하게 야구를 해보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서건창은 KBO리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2008년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LG에 신고선수로 입단,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서건창은 2008 시즌 1군 1경기 1타석 1삼진을 기록한 뒤 곧바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키움 히어로즈의 입단 테스트를 통과, 신고 선수로 입단 기회를 얻었다.

서건창은 2012 시즌 127경기 타율 0.266(433타수 115안타) 1홈런 40타점 39도루로 깜짝 활약을 펼치며 키움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신인왕,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하면서 신고선수 신화를 썼다.

서건창은 2014 시즌 KBO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단일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28경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48도루로 맹활약, 타격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따내고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서건창은 2016 시즌 140경기 타율 0.325(560타수 182안타) 7홈런 63타점 26도루로 커리어 3번째 2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었다. 2017 시즌에도 139경기 타율 0.332(539타수 179안타) 6홈런 76타점 15도루로 리그 정상급 2루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서건창은 2018, 2019 시즌 부상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0 시즌에는 135경기 타율 0.277(484타수 134안타) 5홈런 52타점 24도루로 여전히 KBO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2루수였다.

하지만 2021 시즌 중반 프로 첫 번째 팀이었던 LG로 트레이드된 이후 끝 모를 슬럼프에 빠졌다. 2021 시즌 최종 성적은 144경기 타율 0.253(513타수 130안타) 6홈런 52타점 12도루에 그쳤다. 2022 시즌에도 77경기 타율 0.224(219타수 49안타) 2홈런 18타점 8도루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키움 시절 최전성기를 함께했던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뒤 도약을 노렸지만 44경기 타율 0.200(126타수 22안타) 12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서건창은 빠르게 새 둥지를 찾았다. KIA는 내야 뎁스 강화를 위해 서건창에게 손을 내밀었다.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2000만 원의 조건에 서건창을 영입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광주 출신인 서건창은 고향팀 유니폼을 입은 뒤 서서히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3안타 3득점 2타점 1도루로 맹타를 휘두른 뒤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서건창은 기세를 몰아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KIA가 0-1로 끌려가던 2회초 동점을 만드는 1타점 적시타, 4회초 역전 2점 홈런, 6회초 2루타로 출루한 뒤 득점까지 올렸다. 사실상 이 경기 승리는 서건창의 배트에서 만들어졌다.

서건창이 1군 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한 건 LG 소속이었던 지난 2022년 9월 21일 이후 560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홈런을 쳐넀던 상대팀은 KIA였다. 지난해 무홈런에 그쳤던 아쉬움을 KIA 유니폼을 입고 2024 시즌 초반부터 씻어냈다.

KIA는 타선의 핵 나성범이 정규시즌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1루수 황대인까지 지난 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다치면서 완전체 타선을 가동할 수 없는 상태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 2024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444, 21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 1.30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자칫 공격력 약화를 겪을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서건창이 개막 직후부터 힘을 내면서 외려 정규시즌 운영 때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더 늘어났다.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이 고향팀에 와서 심리적으로 편안해진 것 같다. 타석에서 쫓기면서 치는 것과 마음 편한 상태로 치는 건 확실히 다르다"며 "서건창이 앞으로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서건창이 (LG 시절) 어떤 부분에서 쫓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고 여러 가지로 흔들렸던 것 같다"며 "다행히 KIA로 오면서 괜찮아졌다고 한다. 서건창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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