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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민우혁 "장발장은 꿈의 배역, '차정숙' 후 어르신 관객 증가"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3.11.28 08:00 / 기사수정 2023.11.28 09:1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민우혁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서울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민우혁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카페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죽기 전에 마지막 역할이 장발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꿈의 배역이었다. 이렇게 빨리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벅찬 마음을 내비쳤다.

민우혁은 30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 역에 최재림과 함께 캐스팅됐다.

민우혁은 "오디션에 참여한 계기도 '레미제라블' 작품 자체가 좋아서 무슨 역할이든 상관없이 이 작품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앙졸라, 마리우스 같은 젊은 역은 못 하겠지만 역할에 상관없이 '레미제라블'에 참여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행히 좋게 봐주시고 장발장으로 합격돼서 30초 좋았다. 그 후부터는 부담감이 밀려오면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원래 레슨을 잘 안 받는 편인데 엄청난 레슨을 통해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대가로 19년의 감옥살이 후, 전과자라는 이유로 모두의 멸시를 받지만 우연히 만난 주교의 자비와 용서에 감동해 새로운 삶을 살 것을 결심하고 정의와 약자 편에 서는 인물이다.

민우혁은 "분노와 복수를 하기 위해 악에 받쳐 인생을 살았다. 주교를 만나면서 인생 자체가 아예 바뀌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발장을 연기하면서 나 역시 따뜻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아들이 사고를 치고 화가 많이 났는데 이제는 이해되고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한다. 옆에서 아내가 '장발장을 연기하더니 장발장 다 됐네'라고 하더라. 나이가 들어서인지, 장발장을 연기해서인지 모르지만 나 자체도 바뀌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우혁은 2015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재연에서 앙졸라 역으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장발장 역의 새 얼굴로 낙점돼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민우혁은 "앙졸라 역을 했을 때는 프랑스 혁명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돼 희생, 용기, 희망에 포커스를 맞추고 준비했다면 이번에 장발장 역을 맡고 보니 '레미제라블'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 자체는 사랑이더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 누군가를 사랑하면 신의 얼굴 보리'라는 마지막 가사가 있는데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본질적인 메시지는 사랑이다. 장발장의 따뜻함이 19세기 암울했던 차가운 시대를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민우혁은 "같은 작품을 또 하게 되면 익숙함에 빠지기 쉽다. 연습 때부터 후배들이나 동료에게 한순간도 집중과 열정이 부족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열정을 쏟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하는데 쉽지는 않다. 많은 작품을 했고 '레미제라블'은 부산에서 22회 공연했는데 익숙해지지 않는다. 할 때마다 힘들고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 그 벽을 계속 깨부수고 넘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마음가짐을 전했다.



민우혁은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완벽남 로이킴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닥터 차정숙' 후 관객의 호응이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을 많이 보는 연령층은 30, 40대이지 않나. 그런데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이 보러 오신다. 원래 어르신들은 퇴근길에 안 오시는데 저를 기다리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을 처음 봤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다. '닥터 차정숙'을 통해,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 등 예능을 통해 뮤지컬 배우라는 걸 아신 분들이 많더라. '저 사람이 뮤지컬 배우구나. 시간 되면 봐야겠다'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 "이번에 일본에서 팬미팅을 했는데 어린 친구가 17세였고 나이 많으신 분이 71세셨다. 제게 울먹이면서 감동받았다고 말씀하시는데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라며 떠올렸다.

민우혁은 "로이킴은 수호천사 같은 이미지여서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경력 단절 여성분들을 위한 드라마이지 않나. 그분들이 생각할 때 불륜 이런 걸 다 떠나서 '나에게도 남편 말고 로이킴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로이킴 역할이 호응을 받았던 이유를 꼽았다.

그는 "아내(이세미)도 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더라. 주변 분들에게 '로이킴과 같이 살아서 좋겠다'라는 말을 듣자 '너희들에게 로이킴이 내게는 남편이다. 나도 로이킴이 필요하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걸 봤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닥터 차정숙' 후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민우혁은 "'닥터 차정숙'이 끝나고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와서 이야기하고 있다. '레미제라블' 하는 기간에는 최대한 아무것도 안 하고 이 작품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매체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뮤지컬 장르를 사랑하기 때문에 뮤지컬을 어렵게만 접근하는 분들도 나도 한 번 뮤지컬을 봐볼까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뮤지컬 장르를 알리는 게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고 사명감을 가지게 된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내가 지나가면 '어 민우혁이다'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 뮤지컬 배우'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내가 사랑하는 장르를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매체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가 알랭 부브리 콤비가 의기투합했다.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했고 현재까지 약 1억 3천만 명이 관람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 2015년 재연을 통해 6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한국 라이선스 공연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월 15일부터 11월 1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했다. 오는 11월 30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서울 공연을 시작하며 2024년 3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민우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공감하는 이야기 같다. 일본의 식민지였고 혁명의 이야기들도 모두가 알고 있다. 가장 공감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그 안에서 우리가 버티면서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은 사랑인 것 같다. 지금 힘든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는데 작품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또 "뮤지컬 티켓값이 부담되지 않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이 작품을 보면서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구나' 하는 걸 느끼셨으면 한다.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분들에게 사랑을 표현한다면 추운 겨울에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사진= 이음컴퍼니, 레미제라블코리아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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