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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100m부터 애국가 울린다…황선우, 우승 유리한 두 가지 이유

기사입력 2023.09.24 07:5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가 드디어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항해를 시작한다. 주종목 자유형 200m가 아닌 부종목 100m에서 홈 어드벤티지 등에 업은 중국의 라이벌 판잔러를 제치는 게 첫 관문이다. 아시안게임 앞두고 100m에도 많은 신경을 쏟은 만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대회 출발부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황선우는 24일(한국시간) 오전 11시49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 금메달을 향한 첫 역영을 펼친다. 대표팀 동료 이호준(22) 역시 황선우와 함께 최소 입상권 진입을 목표로 물살을 가른다.

마침 첫 판부터 판잔러와 함께 겨루게 됐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황선우와 이호준, 판잔러는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나란히 맨 마지막 조인 6조를 배정받았다. 판잔러가 4번 레인을 배정받은 가운데 황선우가 5번 레인, 이호준이 3번 레인에 자리 잡아 중국의 에이스를 협공하는 형태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은 총 4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6개 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른 뒤 기록에서 상위 8명이 결승에 올라 메달을 놓고 마지막으로 다툰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황선우와 판잔러, 그리고 메달권에 놓여 있는 이호준이 같은 조에서 물살을 가르지만 예선은 탐색전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다만 같은 날 오후 9시26분에 열리는 결승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는 이 종목에서 만큼은 도전자 입장에서 판잔러를 무섭게 추격하겠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판잔러가 쫓기는 셈이다.

황선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단체전 계영 800m 등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도 자유형 800m와 1500m, 단체전 계영 800m 금메달을 목표로 함께 구슬땀을 흘려왔다. 두 선수의 상승세를 바탕 삼아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인 6개를 노린다. 이 중 객관적인 분석에서 우승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게 황선우의 자유형 100m 금메달이다. 

황선우는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2022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고 박태환 이후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되는 역사를 쓴 가운데 올해는 박태환도 이루지 못한 한국 수영 최초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또 다른 목표였던 자유형 100m에선 만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때와 똑같은 48초08의 기록을 내면서 준결승 9위로 탈락한 것이다. 부다페스트 대회 땐 11위였다. 준결승 8위까지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으로 당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고 한국 수영 사상 최초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올랐던 게 어느 덧 2년이 지났다.

반면 판잔러는 자유형 100m에서는 황선우보다 최근 기록에서 확실하게 우위다. 지난 5월 중국수영선수권 자유형 100m에 출전해 47초22로 터치패드를 찍으면서 황선우가 갖고 있던 이 종목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에 판정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이 종목 결승 무대를 밟아 최종 4위를 차지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판잔러가 완만한 오름세, 황선우는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황선우에게 판잔러가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평소 공개 인터뷰에서 신중하게 답하는 황선우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22일 항저우 출국 직전 "이번주 훈련 과정을 살펴보면 단위 스피드 부분에서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유형 100m에서 괜찮은 기록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은 있다"고 조심스레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영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황선우는 100m에서의 우승을 위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게다가 대회 스케줄이나 결승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경기 방식도 황선우가 판잔러와 좋은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남자 자유형 100m가 황선우 주종목인 자유형 200m보다 먼저 열리는데 황선우는 이를 호재로 보고 있다.



올림픽과 세계수영선수권에서는 남자 자유형 200m가 대회 2~3일째에 예선→준결승→결승 순서대로 열린다. 그리고 나서 대회 4~5일째에 남자 자유형 100m가 역시 예선→준결승→결승 순서대로 벌어진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순서가 조금 다르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남자 자유형 첫 종목으로 100m를 경영 첫 날 배치하면서 황선우는 체력적으로 가장 좋은 상태에서 자유형 100m 레이스에 나서게 됐다.

황선우는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입상권 진입에 가장 크게 초점을 맞췄다. 7월 24~25일 자유형 200m 예선부터 준결승, 결승을 치르고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이튿날 곧바로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후 체력 저하 여파로 100m 결승 진출이 불발된 것은 물론 이후 대회 막판 열린 800m 계영 결승을 앞두고 는 감기 몸살 증세까지 호소하면서 컨디션이 크게 악화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다가 황선우가 고백할 정도로 체력이 약점인데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자유형 200m가 뒤에 배치되면서 일단 100m 정복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 것이다.

대표팀 동료 김우민은 "황선우가 세계선수권 막판 감기 몸살에 걸려 체력적인 부분에서 문제점을 살짝 보였지만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체력 훈련 비중을 늘렸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가 세계선수권과 다르게 24일 오전 예선만 통과하면 곧바로 같은 날 저녁 치러지는 결승 무대에서 메달을 놓고 다투는 것도 황선우에게 더 좋은 레이스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의 경우 각 종목 50m, 100m, 200m는 예선 상위 16명이 치르는 준결승이 중간에 껴 있다. 조금만 방심해도 결승 티켓을 거머쥘 수 없어 준결승부터 모든 선수들이 총력전을 벌인다.

하지만 예선전 참가 선수 수가 40여명에 불과한 아시안게임은 준결승 없이 곧장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승을 치른다. 사실 선수간 수준 차가 심해 준결승을 해도 큰 의미가 없다. 그러다보니 예선 끝나고 바로 결승이 진행된다. 황선우 입장에선 예선에서 컨디션 및 물 상태 등만 점검한 뒤 결승에서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체력과 전략을 준결승, 결승에 분산하지 않고 한 판에 올인할 수 있는 대회가 바로 아시안게임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 우승할 경우, 목표인 3관왕을 위해 순항한다. 25일 남자 계영 800m, 27일 남자 자유형 200m는 각각 한국 대표팀과 황선우가 중국과 판잔러를 앞선다. 여세를 몰아 2관왕, 3관왕까지 단숨에 내달리는 게 가능하다. 대회 첫 날 개최와 준결승 미실시 등이 황선우의 100m 레이스에도 금빛 도우미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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