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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넘버원'이었는데 어쩌다...'사우디 관심' 데헤아, 빅클럽+주전 제안 없으면 '현역 은퇴'

기사입력 2023.09.23 14:0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전 골키퍼였던 다비드 데헤아가 팀을 떠난지 불과 3개월 만에 은퇴 기로에 섰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한국시간) "다비드 데헤아는 메이저 클럽에서 'No.1' 골키퍼 제안을 받지 못하면 은퇴할 수도 있다"라면서 32세의 나이에 축구화를 벗을 수 있다고 독점 보도했다.

스페인 출신 골키퍼 데헤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기량을 인정 받아 2011년부터 맨유 골문을 지켜왔다. 192cm라는 큰 키에 긴 팔을 이용한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수많은 슈퍼 세이브를 만들어내며 올드 트래퍼드의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을 끝으로 맨유와 계약을 끝내고 팀을 떠나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맨유에서 12년을 뛰는 동안 545경기에 나와 클린시트 190회를 기록한 데헤아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전 경기 출전해 무실점을 17번이나 기록하면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데헤아는 맨유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골키퍼로 등극하면서 레전드 반열에 올랐지만 2023/24시즌을 앞두고 재계약에 실패해 맨유와 작별하게 됐다.




맨유가 레전드 데헤아와 작별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꼽힌다. 먼저 팀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이 방해가 됐다. 데헤아는 방출되기 전까지 주급 37만 5000파운드(약 6억2700만원)로 구단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수령하고 있었다.

맨유는 기량 하락을 보여줬던 데헤아에게 재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연봉을 대폭 삭감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데헤아는 이를 거부했다. 긴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결별을 택했다.

데헤아가 맨유를 떠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안정감 부족이었다. 앞서 말했듯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을 정도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실점 경기를 가장 많이 기록한 골키퍼였지만 패스나 선방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비판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 시즌 부임한 에릭 턴하흐 감독이 중시하는 축구 스타일과 전혀 맞지 않았다.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이 중요한 턴하흐 감독 축구에서 데헤아는 빌드업 도중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위기를 초래했다. 설상가상으로 장점이던 선방 능력도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구 통계매체 FBREF에 따르면 지난 시즌 데헤아의 선방률은 71.1%로 리그 10위에 해당하는 선방률을 기록했다. 상위권 팀 골키퍼 수준이 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데헤아가 맨유를 떠나게 만든 원인인 고액 연봉과 안정감 부족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클린시트 1위 골키퍼가 아직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소속팀을 찾지 못하자 데헤아는 32세라는 골키퍼에겐 전성기의 나이에 은퇴를 고려하게 됐다.

가디언은 "데헤아는 주요 클럽으로부터 주전 골키퍼 자리를 제안받지 못하면 은퇴할 수도 있다"면서 "그는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제의를 받았지만 거부했다. 데헤아에게 돈은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라고 오직 이름값 있는 팀에서 주전으로 뛰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데헤아는 적절한 구단과 지금이 자신의 전성기라 생각하는 감독의 제안을 기대하며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1월 만 33세가 되는 데헤아는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클럽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고 덧붙였다.




어떻게든 빅클럽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지만 데헤아가 뛰고 싶어 할 만한 클럽들이 별다른 관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은퇴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과거 데헤아를 강력하게 원했던 스페인 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새 시즌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게 됐음에도, FA인 데헤아가 아닌 첼시로부터 케파 아리사발라가를 임대 영입하는 걸 택했다.

지난달에는 김민재를 영입한 바이에른 뮌헨이 데헤아에게 관심을 보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데헤아의 뮌헨 이적이 무산됐다. 이번 여름 맨유를 떠난 후 FA가 된 데헤아는 뮌헨 이적과 연결됐으나 토마스 투헬이 이적을 막았다"며 투헬 뮌헨 감독이 직접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기자이자 뮌헨 소식을 전담하는 플로리안 프레텐베르크도 당시 SNS에 "뮌헨은 데헤아와 계약하지 않는다. 이건 이미 결정됐다. 투헬은 노이어가 앞으로 몇 주 안에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입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투헬은 슈테판 오르테가(맨체스터 시티) 영입을 추진했고, 실제로 전화 통화까지 했다. 데헤아와도 대화가 이뤄졌다. 데헤아 역시 뮌헨에 합류할 의향이 있었지만 그 가능성은 지금 꺼진 상태다"라고 데헤아의 뮌헨 이적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데헤아를 대체하러 맨유로 떠난 안드레 오나나 대신 새로운 골키퍼를 찾던 인터밀란과도 연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데헤아가 거절했다. 영국 더선은 "인터밀란이 데헤아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데헤아는 인터밀란과의 협상을 취소했다"면서 "인터밀란은 430만 파운드(약 71억원) 수준의 연봉을 제안했지만 데헤아는 단칼에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는 알나스르 이적설도 나왔지만 현재 모든 이적시장이 닫힌 상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럽 빅클럽 중 데헤아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데헤아는 끝내 자존심을 굽히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거나 33세 다소 이른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한편, 맨유는 대체자 오나나의 저조한 경기력 때문에 데헤아를 떠나보낸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선은 "맨유 선수단은 턴 하흐 감독이 데헤아를 기념식도 없이 내보낸 점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라며 "데헤아는 맨유 시절 동료들로부터 인기가 많았고, 지난 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 클린시트 1위를 기록하며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데헤아가 오랜 헌신에 비해 너무 초라하게 떠난 여파가 팀 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나나는 턴 하흐 감독이 아약스 시절부터 함께했던 선수이기에 '편애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오나나가 실력과 결과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EPA, AP, PA Wire, D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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