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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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감독에게 "정신 차려, 전북!"…충격요법도 '무용지물'

기사입력 2023.03.06 11:35



(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정신 차려 전북!"

전북 현대 팬들의 경기 전 외침이 선수단에 어떤 작용이 일어난 걸까.

전북이 홈 개막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 맞대결에서 한 골씩 주고받으며 1-1로 비겼다. 개막 라운드 패배 후 만난 두 팀은 승점 1점을 나눠 갖는데 그쳤다.

전북은 전반 9분 간판 공격수 조규성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어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 14분 상대 가나 출신 공격수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홈 개막전에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김상식 감독은 동계 훈련 당시 기자회견부터 개막 전 미디어데이까지 줄곧 "홈에서만큼은 절대 지지 않고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한 해로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전북의 홈 승률은 42.1%(8승 8무 3패)로 50%가 채 안 된다. 오히려 원정 승률이 68.4%(13승 2무 4패)로 훨씬 더 높았다.

전북은 지난 시즌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지만 이후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과의 연속 홈 경기에 패한 바 있다.

홈에서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에 빠진 전북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승리한 건 개막전으로부터 4개월이 지난 6월 22일 17라운드 수원전(2-1 승)이었다.



울산에게 우승을 내준 2022시즌이 지나고 2023시즌이 개막했다. 전북은 울산과의 '현대가' 원정 더비에서 1-2로 패배하며 출발했다. 곧바로 2라운드는 이날 수원과의 맞대결이었다.

전북 팬들은 시즌 첫 홈 경기인 만큼 큰 기대감을 안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앞 선수단 출입구에는 전북 서포터즈와 팬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응원가와 구호를 외치고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고 선수단 버스가 들어오자 구호는 더 커졌다. 전북 코칭스태프의 버스가 먼저 도착하고 김상식 감독이 내렸다. 

이 때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서포터 리더가 나타나 잠시 감싱식 감독을 붙잡고는 홈 경기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미로 "정신 차려, 전북"이란 구호를 외친 것이다. 

굉장히 강한 충격 요법인데, 김상식 감독은 이에 대해 "팬들이 좋은 의미에서 정신 차리고, 팬들도 정신 차리고 응원을 열심히 할 테니까 오늘 꼭 이겨달라는 그런 간절함의 메시지인 것 같다"라며 "좋은 의미로 했다. 거기에 부응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전북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결과와 함께 내용에서도 전북이 수원에게 밀리는 흐름을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2023시즌 홈 개막전이고 많은 홈 팬 앞에서 결과를 갖고와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선취골을 넣고 우리가 소극적으로 경기 운영을 해 분위기가 수원으로 넘어갔다. 나부터 반성하고 잘 추슬러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전북은 분명 지난 시즌의 홈경기 부진이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동준의 부상 공백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 새로 합류한 안드레 루이스나 이수빈이 기존 선수들과 아쉬운 호흡을 보이며 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마노 준은 이날 경기 도중 다쳐 교체아웃됐다.

지난 시즌이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진다면 감독 앞에서 펼친 전북 팬들의 "정신 차려, 전북" 구호는 더 이상 좋은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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