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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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이태원 참사 애도 "주최 없으면 시민의 자격 상실하는 세계" [전문]

기사입력 2022.11.01 11:28 / 기사수정 2022.11.01 11:28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참사에 참담함을 드러냈다.

1일 허지웅은 자신이 진행하는 SBS 러브FM '허지웅쇼' 오프닝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허지웅은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말했습니다.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에서는 핼로윈 데이를 앞두고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기준 사망자는 중상자 1명이 숨지며 156명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오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 끝에서는 쓸모있는 말이랄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말했습니다.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합니다.

사진= 허지웅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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