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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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야, 난 더 오래할게", "승환아, 50살까지 해라잉" [현장:톡]

기사입력 2022.09.08 20:24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격차는 1.5경기차. 자칫하면 순위 역전도 가능한 중요한 경기였기에 예민한 긴장감이 흐를 법 했지만, 장외 분위기는 달랐다. 이날 은퇴투어를 가진 이대호를 중심으로 서로 훈훈한 선물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대호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앞서 은퇴투어 행사를 가졌다. 잠실(두산)-광주(KIA)-창원(NC)-인천(SSG)-고척(키움)에 이은 여섯 번째 은퇴투어, 이날도 어김없이 훈훈한 장면이 여럿 연출됐다. 

우선 이날 삼성이 준비한 은퇴투어 선물은 ‘포수 이대호’의 모습을 본딴 피규어와 이대호의 가족 사진을 일러스트화한 액자였다. ‘포수 이대호’ 피규어는 지난 2021년 5월 8일 이곳 대구에서 프로 데뷔 첫 포수 마스크를 쓴 이대호를 추억하며 만들어졌다. 

피규어에 앞서 전달된 가족 일러스트 액자는 이대호가 아닌 이대호의 아내에게 전달됐다. 의미가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대호 선수가 밟아온 위대한 역사는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에서 일러스트를 준비해 아내에게 먼저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순서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뜻깊고 훈훈했다. 



이대호의 삼성 동료들도 훈훈한 분위기에 동참했다. 은퇴투어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한 이대호가 “삼성에는 롯데에서 같이 뛰었던 강민호와 이원석도 있고, 동갑 오승환도 있다. 박진만 감독대행님과도 대표팀 룸메이트를 한 적이 있다”라며 삼성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언급한 이들이 대형 전광판에 등장해 이대호에게 영상 편지를 보낸 것.

82년생 동갑내기 오승환은 영상 편지를 통해 “(이대호에게)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다. 한국 프로야구에 많은 업적을 남긴 이대호를 많은 후배들이 본받아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그는 “대호야, 나는 몇 년 더 할테니까 응원 많이 해줘라. 정말 고생했다”라며 이대호에게 애정 어린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강민호도 영상에 등장했다. 강민호는 “어릴 때부터 형과 야구하면서 정말 즐겁기도 했고 많이 배웠다. 나의 롤모델이었는데 이렇게 떠난다니까 많이 아쉽기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항상 형을 응원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강민호 역시 “밖에서 따로 소주 한 잔 하시죠”라며 애정 어린 인사를 건넸다. 



이에 이대호도 마이크를 들어 화답했다. “감사하다. 이렇게 많이 찾아주시고, 많이 준비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운을 뗀 이대호는 “강민호, 제 친한 동생인데 더 많이 응원해주시고, 야구 잘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사랑해달라”며 ‘동생’ 강민호를 향한 응원을 대신 부탁했다. 이어 오승환을 향해선 “더 오래 한다고 했는데, 50(살)까지 해라잉”이라며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또 한 명의 ‘전 롯데맨’도 잊지 않았다. 바로 이원석이었다. 이원석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이대호와 연을 이어온 사이. 마이크를 잡은 이대호는 “삼성에 (이)원석이도 있는데, 어렸을 때 같이 고생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눈시울을 붉히며 눈가를 닦는 이원석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사랑 받으면서 떠날 수 있어 감사하다”라면서 “더 멋지게 떠나겠다”라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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