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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간절해서 빨라 보이나 봐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5.23 10:37 / 기사수정 2022.05.23 10:45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지난 20일 광주 NC-KIA전 5회초. 1-2로 끌려가던 NC가 1사 후 김응민의 안타로 동점 기회를 잡은 상황이었다. 후속타자 김기환이 기습번트를 시도한 뒤 1루로 전력 질주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다.

김기환의 시도는 헛되지 않았다. 빠른발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결국 상대의 송구 실책까지 이끌어내면서 2사 2루가 될 뻔한 상황을 1사 1,3루 기회로 만들어냈다. 김기환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만들어낸 기회. 그 기회는 후속타자의 희생플라이로 결실을 맺으며 2-2 동점으로 이어졌다.


◆ 머리보다 먼저 반응하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실 1루를 향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크다. 전력질주로 1루를 통과하는 것이 속력을 줄이며 슬라이딩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무엇보다도 부상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은 1루를 향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다.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플레이로서 투혼과 간절함의 상징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김기환의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도 마찬가지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김기환의 플레이를 두고 "살아 나가겠다는 의지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플레이인 것 같다. 효율성 면에서 시각이 다를 순 있지만, 김기환의 의지가 담긴 플레이가 팀에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오는 것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기환 자신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안타 하나가 간절해서 슬라이딩 하는 것도 있고, 내가 슬라이딩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는 것도 있다"라면서 "그냥 달려가는 게 빠르다는 것도 알고는 있는데,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몸이 저절로 반응을 한다. 수비 타이밍과 비슷하다 싶으면 무조건 슬라이딩을 한다"라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 김기환이 그토록 간절한 이유, "살아 남기 위해"

얼마나 간절하면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할까. 지금 김기환의 상황으로선 그럴 수밖에 없다. 부진에 빠진 팀 성적과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더 치열해진 주전 경쟁에 존재감이나 입지가 좁은 그에겐 플레이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간절할 따름이다.

1995년생 김기환은 2015년 프로에 입단했지만 2군 생활이 더 길었다. 본격적으로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낸 시즌은 지난해 후반기. 주전 선수들이 징계로 이탈 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김기환은 후반기 62경기에서 15도루를 기록하며 NC의 발야구를 주도,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2022년 손아섭, 박건우 등 외야 FA가 영입되고 이명기, 권희동 등이 징계에서 돌아오면서 입지는 다시 줄어들었다.

간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가 종종 1루 수비에 투입되고 손아섭, 박건우 베테랑들이 번갈아 지명타자를 보면서 자연스레 외야 한 자리가 비는 날이 생겼고, 그때 마다 김기환이 기회를 잡아 자신의 간절함을 경기에 쏟아 붓고 있다.


◆ "간절해서 빨라 보이나 봐요"

김기환은 '주전 경쟁'을 고려 하며 뛰는 것은 사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자리를 잡는 것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그저 경기에 내보내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플레이를 다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주전 자리보다 제가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데 더 신경쓰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기환의 장점은 역시 '빠른 발'이다. 올 시즌에도 벌써 8개의 도루(28경기)를 시도해 모두 성공하며 빠른 발을 자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타를 생산한 이후에도 빠른 발로 한 베이스를 더 훔치며 기회까지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김기환은 "나는 진짜 빠른 선수들에 비하면 빠른 편은 아니다"라고 겸손해 하면서 "간절해서 빨라 보이는 것 같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하지만 주루만으로 1군에서 기회를 잡긴 어렵다. 올해는 타격 능력도 좋아졌다. 지난해 타율 0.207(140타수 29안타)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엔 28경기 타율 0.281(57타수 16안타)을 기록하며 일취월장했다. 이에 그는 "작년에는 내 기록을 먼저 생각했지만, 올해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팀을 위한 플레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결과도 잘 따라오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역시 "최선을 다하는 것". "올 시즌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서 경기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다 보여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타석에선 끈질긴 타자가 되고, 베이스에 나가면 무조건 홈에 들어올 수 있는 믿음을 줄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오면 1루를 향해 몸을 날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광주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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