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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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부산'…김준태, 롯데 응원받고 커리어 2막

기사입력 2021.08.02 10:00 / 기사수정 2021.08.02 06:2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부산에서만 쭉 살아서 다른 지역에는 연고가 없어요. 부산을 벗어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김준태는 지난 2012년 부산 연고의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10년을 뛰었다. 지금껏 부산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어 롯데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조차 상상하기 어려웠던 김준태는 프로 10년 차에 갑작스럽게 수원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김준태는 "집도 구하고 잘 적응해야 할 텐데 분위기가 어떨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야구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준태는 트레이드됐다. 오윤석과 함께 이번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KT 위즈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포지션상 중복 자원이 늘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 거로 평가받던 롯데에서와 달리 KT에서는 그를 포수층을 두껍게 만들 자원이라면서도 "포수로서 수비 능력 뿐만 아니라 선구안과 빠른 배트 스피드 등 타격 잠재력이 우수하다"고 봤다. 김준태는 전반기에 입은 무릎 부상도 충실히 재활했기에 거의 회복 단계에 있는데, 올 시즌에는 실질적인 출전 가능 경기 수가 많지 않음에도 KT가 후반기에도 선두를 수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평가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구단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그동안의 성장을 입증한 셈이다. 지난해 선발 투수 3명의 전담 포수로 출발한 김준태는 4명까지 비중을 늘리더니 명실상부한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프로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김준태는 128경기 동안 절대 출루율(0.119, 팀 내 1위)로 장점을 살린 것과 동시에 동료들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몸을 던져 막아 롯데 안방이 단기간 내에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고 평가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19년에 103개의 폭투로 불명예 기록을 남긴 롯데는 행크 콩거 배터리코치와 김준태, 정보근의 노력으로 한 시즌 만에 62개로 그 수를 대폭 줄였다. 포크볼이 주요 구종인 박세웅과 박진형, 김원중, 구승민 등은 김준태 덕분에 공을 빠뜨릴 걱정을 줄일 수 있었다. 그중 박세웅은 올해 6월 4일 완봉승을 거둔 뒤에도 "준태 형과 호흡이 좋았다"며 "내가 원하는 대로 볼배합을 해 줬다. 형은 나와 호흡을 맞출 때면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김준태는 자신의 약점을 지적받을 때에는 노력으로 답했다. 군 복무 중 받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도루 저지에 어려움을 겪던 김준태는 올해 스프링캠프 동안에는 훈련이 모두 끝난 뒤에도 집에 가지 않고 남아 공을 던졌다. 시즌 중에도 그랬다. 여러 지도자와 동료들은 도루 저지에 대해 포수만의 영역이 아니라며 입을 모으지만 김준태는 "심적으로 급했던 것 같다. 침착하게 했어야 했다. 개선하겠다"며 자신을 탓했던 바 있다.

동료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준태는 이제 롯데가 아닌 KT 선수로서 롯데를 상대해야 한다. 그의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댄 스트레일리는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직후 "나도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겪어 봤다"며 "준태답게 네가 사랑하는 야구를 최대한 즐기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스트레일리는 또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는 "행운을 빈다"면서도 "우리와 (경기를) 할 때 빼고"라며 재치있는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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