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양, 김유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이자,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조 조장인 원태인이 2025 월드시리즈(WS) MVP를 수상한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토론토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WS 7차전에서 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2년 연속 W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시리즈 MVP의 영예는 야마모토에게 돌아갔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1일 6차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피칭을 펼치며 팀을 WS 패배에서 끄집어냈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이미 2개의 선발승을 챙긴 야마모토는 운명이 달린 이날 7차전에서 다시 팀을 구했다.
점수가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 끝내기 상황, 불과 하루 전 선발 등판을 마친 야마모토가 마운드에 올랐다. 야마모토는 첫 상대 타자 알레한드로 커크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달튼 바쇼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해 홈에서 주자를 잡았다. 이후 어니 클레멘트의 타구가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호수비에 걸리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야마모토는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토론토 타선을 삼자범퇴로 잠재웠고, 다저스는 11회초 터진 윌 스미스의 결승 솔로홈런으로 WS 7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야마모토의 이번 WS 최종 성적은 3경기(2선발) 17⅔이닝 3승무패 평균자책점 1.02다. 월드시리즈에서 혼자 3승을 거둔 건 지난 2001년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후 2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그리고 같은 날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시작된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NAVER K-BASEBALL SERIES)' 대표팀의 훈련.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WS 7차전을 봤다"며 "다저스는 일본인 선수들이 거의 주축이 돼서 이번 시리즈를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상대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보다는 그냥 야구팬의 한 명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도 좋아하는 선수들이고, 제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팀을 이끌었다. 그냥 야구팬으로서 진짜 훌륭하고 멋있는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특히 시리즈 MVP를 수상한 투수 야마모토를 두고는 "말이 안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라고 하는데,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 (10월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포함)완투를 두 경기 연속하고, 또 6차전에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해내는 피칭을 했다. 하루 전에 96구를 던진 투수가 7차전 그런 상황에 올라와서 또 막아내는 게,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NAVER K-BASEBALL SERIES)' 평가전을 앞두고 첫 훈련을 치렀다. 투수조 조장 원태인이 훈련 도중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고양, 김유민 기자
원태인은 "저는 솔직히 (플레이오프)던지고 다음 날 팔을 못 들었다. 그런데 저희보다 더 큰 무대, 더 큰 중압감 속에서 그런 피칭을 하고, 그다음 날 바로 더 강한 공을 던지고 있더라. 투혼을 넘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것 같다. 진짜 존경스러운 피칭이었다"고 존경심까지 드러냈다.
동시에 "저희에겐 한국시리즈가 그런 큰 의미를 가진 경기인데 작년에는 그 문턱에서 좌절했고, 올해도 떨어졌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무대에서 최고의 피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새로운 동기 부여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과 함께 1라운드 C조에 포함됐다. 원태인과 야마모토의 선발 맞대결이 국제전에서 성사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에 원태인은 "한편으로 영광스러운 경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팬이 아닌 상대 팀으로서 붙기 때문에 존경하는 생각은 버리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지난 (2023 WBC)결승전에서 오타니 선수가 한 멘트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그런 걸 되새기고 경기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고양, 김유민 기자 /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