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임찬은 흔들리는 시선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택했다. 조급해하지 않되, 남들 모르게 부단히 노력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게 꾸준하게 달려온 그는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에게 "이 길이 맞구나"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단했던 그 여정은, 그의 목소리와 함께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최근 신곡 '지우렵니다' 발매 기념 엑스포츠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임찬.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그는 조심스러운 설렘과 기대 속에서 새로운 출발점에 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냈다.
임찬은 TV조선 '미스터트롯3'에서 블라인드 심사 형식으로 진행된 현역부 X의 '영동 주현미'로 등장해, 첫 소절부터 강한 몰입감과 탄탄한 가창력으로 마스터들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하트를 받으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선 그는 경연 내내 안정적인 실력과 감성으로 주목받았고, 최종 14위로 '미스터트롯3'를 마무리했다.
임찬은 '미스터트롯' 시리즈 세 번의 시즌 모두 출연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미스터트롯3' 출연을 앞두고 누구보다 깊은 고민이 따랐다는 그는 "이미 두 번이나 노출이 된 상황에서, 다시 도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시 내적 갈등을 내비쳤다.
"사람인지라 결과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미스터트롯3'에 도전할지 말지 정말 많이 고민했거든요. 이미 두 번 방송에 나간 상태였고,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질까도 걱정이었고요. 이전보다 더 나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컸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출연 여부를 두고 망설였어요."
임찬은 심지어 '하지 말자'는 생각이 굳어졌던 상황에서, 마감 하루 전 극적으로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회상했다.
"미팅 하루 전까지도 포기할까 싶었는데, 다음 달 녹화가 바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 번은 해봐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미스터트롯2' 이후 2년 동안의 활동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저 자신에게도, 저를 지켜봐준 분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미스터트롯2'에서 무너지지 않고 절치부심해서, 더 익은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출연 결심을 했지만, 마음 한 켠 자리잡은 의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두 차례의 도전 끝에 다시 무대에 선다는 건 큰 용기였고, 그만큼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도 컸기 때문.
"결심하고도 계속 물음표가 남아 있었어요. 만약 또 다시 도전하게 된다면, 이제는 톱7 안에 들어야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과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순위로 평가되는 오디션이니까요. 지난번엔 준결승까지 갔는데, 그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임찬은 치열한 경쟁 끝에 '미스터트롯3' 최종 14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비록 톱7에는 들지 못했지만, 방송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와 호감도, 그리고 실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며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이번 도전을 통해 "6~7년 동안 묵묵히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고, 잘 나아가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스스로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전화가 오고, 저를 먼저 찾아주시는 분들이 작년, 재작년에 비해 확실히 많아졌어요. 그분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고요. 이런 변화들을 체감하면서 '미스터트롯3'를 통해 그 누구보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얻은 게 많지 않았나 싶어요."
그는 순위보다 값진 무대 경험이 가수로서의 미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앞으로 가수 인생을 살아가며 무대에 서는 데 있어 이런 경험은 정말 돈 주고도 못 산다고 생각한다. 그게 저에게는 더 좋은 자양분이 됐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그에게서 한층 더 단단해진 내공이 엿보였다.
"앞으로도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돌아보면 그동안 참여했던 오디션들도, 저에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무대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니잖아요. 그 자리에 서지 못하는 가수들도 많은데, 저는 운 좋게 기회를 얻은 거니까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저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느껴요. 그리고 저 자신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고요."
물론 트로트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임찬은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는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국악, 전래민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해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 무대에 서는 사람, 앞에 서는 사람 등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트로트 가수라고 해서 트로트만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종합예술인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큽니다."
임찬은 지금 이 길을 선택한 이상,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겉보기엔 차근차근 우상향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치열한 고민과 버티기의 시간이 자리했다.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책임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기더라고요. 사실 잔잔한 호수 위의 백조처럼 보여도, 물 아래에선 계속 발을 구르고 있었어요."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해온 시간만큼, 자신을 믿고 지켜봐준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력만 보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그런 제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 온 분들이 '그래도 계속 해왔구나'하고 인정해줄 때, '떨어져도 박수쳐줄 수 있다'고 말해줄 때, 그게 제일 감사하더라"고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들이 다시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설명. "그래서 또 한 번 더 해보자고 생각하게 된다. 나만 안 지치면 되는 거니까. 놓지만 않으면, 결국 계속 나아가고 있으니까"라고 밝게 웃는 그에게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만이 지닌 단단한 믿음과 여유가 느껴졌다.
"저는 스스로한테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내가 나에게 칭찬해주지 않으면, 그걸 어디서 받을 수 있을까 싶거든요. 물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정말 감사하지만, 채찍질도, 칭찬도 결국은 내가 나한테 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금방 지칠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서 제 서사가 되는 것 같아요.
오디션을 계속 도전하는 것도 결국은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예요. 이 자신감이 자만이 아니라, 나를 믿고 인정해주는 마음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저를 믿고 인정해주는 마음 하나로 달려나갈 것입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제이제이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