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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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키디비 "블랙넛, 왜 고소했냐고? 난 성범죄 피해자"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10.11 11:50 / 기사수정 2021.10.11 08:35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싱어송라이터 키디비(KittiB)가 길고 길었던 법적 공방을 끝내고 새출발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키디비는 새 EP 앨범 '비(BE)' 발매를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키디비 새 EP 앨범 '비'는 이달 1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키디비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신보 발매 소감부터 작업 과정 이야기 등을 전했다. 무엇보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래퍼 블랙넛과의 법적 공방을 올해 초 민형사 소송 모두 승소로 마무리 지은 키디비는 엑스포츠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하는 자리를 가져 특별함을 더했다.  

먼저 키디비는 "싱글이 아닌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오랜 법적 공방으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갑자기 심해져서 앨범 작업이 더뎌지긴 했지만 끝내 EP 앨범을 완성시킬 수 있어 감동적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앨범 기획 단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키디비의 손으로 탄생했다는 이번 신보 '비'는 타이틀곡 'A.D.H.D'를 비롯해 '렛츠 겟 로스트(Let's Get Lost)' '위유(WE-YOU)' '두 잇 어게인(Do It Again)' '매스드 업(Messed Up)' 등 다섯 트랙으로 꽉 채워져있다. 가수 겸 프로듀서 송은석이 앨범 전곡 프로듀싱으로 참여했으며, 가수 유성은과 더 1975(the 1975), 비바두비(Beabadoobee), 사와야마 리나(Sawayama Rina) 등이 소속된 레이블 더티 힛(Dirty hit) 출신 영국 싱어송라이터 지아 포드(Gia Ford)가 피처링으로 함께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곡들로 가득한 만큼 키디비의 다채로운 음악 색깔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키디비는 "아무래도 래퍼라는 대중적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랩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하지만 사실 저는 가수로서 꿈을 키웠고, 입시 준비를 하다가 성대결절로 꿈을 잠시 접었던 사람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목표가 할머니가 돼서 재즈 앨범을 내는 거다. 남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사랑 받느니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위안 받겠다는 말처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스스로 위안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키디비는 래퍼로서 그의 존재감을 보여준 '언프리티 랩스타' 속 모습도 자신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원래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경쟁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당시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용납되지 않았고, 경쟁에 심취하다 보니까 그 안에 녹아들더라. 하지만 저는 원래 싸움과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블랙넛과의 길고 긴 법적 공방도 키디비에게는 스스로 혼란을 더하는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키디비는 지난 2017년,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해석하는 가사를 쓴 블랙넛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법적 대응을 했을 때 래퍼가 왜 디스 때문에 고소하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성범죄 피해를 당한 건데 왜 그렇게 바라보는지 이해가지 않았어요. 성범죄를 수차례 당한 저를 조롱하고 성희롱을 가볍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그런 사람들에게 결코 제가 입은 성범죄가 가볍지 않다는 무게감을 주기 위해 법적 대응을 이어갔어요." 

수 년 간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키디비는 후회한 적도 있다 밝혔다. 그는 "만약 성희롱을 당했어도 옛날처럼 웃고 넘겼다면 제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예민하게 굴지 않았다면 지금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과 후회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힘든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그에게 남겨진 수많은 응원의 메시지는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키디비는 "당시에는 아무래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응원과 격려가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도 돌아보면 정말 제게 소중하고 귀한 글들이 많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남겼다. 

블랙넛은 올해 초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2500만원 및 지연 이자를 배상하라는 최종 판결 받았다. 키디비는 "판결 이후로도 블랙넛에게 사과를 받은 적 없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판결 관련해서 '나 이제 돈 없다'는 식으로 글을 올렸다더라. 이제 판결도 다 끝났고, 더 이상 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와 관련된 연관 검색어도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앨범 만드는데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가요. 시스템적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죠. 앨범 작업하기 위해 카페에서 1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어요. 이번 판결 덕분에 앨범 만드는데 금전적으로 조금 보탬이 됐어요. 그 정도로 만족하려고요." 

이번 앨범 작업을 통해 스스로 음악적 열정을 되찾고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는 키디비. 그는 "오랜 시간 힘든 일을 겪으면서 많이 지치고 우울했는데 이번 앨범 작업하며 제 안에 자리한 순수한 소녀를 지켜낼 수 있게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덧붙여 부모님을 비롯해 프로듀싱 작업을 함께한 키스누 송은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키디비는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뜻을 함께해준 송은석 덕분에 제 색깔을 분명하게 찾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고, 블랙넛과의 법적 공방 과정에서 함께해준 김지윤 변호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끝으로 키디비는 "제가 힘들 때 떠나지 않고 옆에 남아준 팬들과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이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살고 싶다. 은혜 갚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작업해서 내년에는 꼭 정규 앨범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JMG(로칼하이레코즈), 엑스포츠뉴스DB, 인스타그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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