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의 UFC 복귀전이 단 69초 만에 끝났다.
UFC 역사상 최고 수준의 흥행을 기록한 대회였지만, 메인 이벤트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막을 내렸고 경기 직후에는 애초에 부상을 안고 출전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맥그리거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9 메인 이벤트에서 맥스 할로웨이(미국)와 맞붙었지만 1라운드 1분 9초 만에 무릎 부상으로 인한 닥터 스톱 TKO 패배를 당했다.

맥그리거는 지난 2021년 더스틴 포이리에와의 3차전에서 다리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이후 무려 5년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왔다.
UFC를 대표하는 최고의 흥행 스타인 만큼 그의 복귀는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고, 대회 역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미국 '팬사이디드'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UFC 역사상 가장 높은 입장 수익을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대회의 입장 수익만 약 2800만 달러(약 4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리거 역시 역대급 파이트머니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체는 "공식 발표는 경기 후 이뤄지겠지만 맥그리거는 기본 대전료만 1500만 달러(약 225억원)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상대인 할로웨이 역시 이번 경기로 400만 달러(약 60억원) 수준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렇게 모였던 기대감은 경기 시작 직후 산산조각이 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맥그리거는 할로웨이에 달려들었고, 곧바로 점프하면서 헤드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에 이상이 발생했다.
맥그리거의 오른쪽 무릎은 체중을 버티지 못한 채 꺾였고 그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에도 다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가려 했지만 두 차례 더 균형을 잃으며 넘어졌다. 잠시 그래플링 상황이 이어졌고, 할로웨이는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퍼부었다.
이후 할로웨이가 일어나 싸우자고 손짓했지만 맥그리거는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간신히 일어난 뒤에도 오른발에 체중을 실지 못한 채 절뚝거렸고, 결국 무릎이 다시 한 번 꺾이자 두 손을 들어 더 이상 싸울 수 없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주심은 즉시 경기를 중단시키며 할로웨이의 TKO 승리를 선언했다.

맥그리거는 옥타곤 인터뷰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승자가 된 할로웨이는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맥그리거를 향해 존중을 보냈다. 그는 "맥그리거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 정말 대단한 선수다"라며 "케이지 안에서도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뭐라고 해야 할까. 내가 그를 무릎이 약해지게 만든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고, 경기 후에는 맥그리거와의 3차전을 원한다는 뜻도 다시 한번 내비쳤다.
하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수많은 팬들은 UFC 역사상 손꼽히는 기대작이 제대로 된 승부조차 펼쳐지지 못한 채 끝나자 맥그리거를 향해 거센 야유를 보냈다.

그런 가운데, 경기 직후에는 또 다른 논란도 불거졌다.
미국 'MMA 매니아'는 경기 전 촬영된 영상들을 근거로 "맥그리거가 이미 부상을 안고 케이지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맥그리거는 입장 직전 준비 구역에서 신발을 벗다가 순간 중심을 잃으며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장면은 경기 후 UFC 중계 화면에서도 다시 등장했다.
여기에 워밍업 영상에서도 맥그리거가 하이킥을 찬 뒤 균형을 잃고 뒤로 비틀거리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팬들의 의문은 더욱 커졌다.
매체는 "첫 번째 점프 킥으로 무릎을 다친 것인지, 아니면 이미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케이지에 들어올 당시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은 존재한다"고 전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정황일 뿐이다. 현재까지 UFC나 맥그리거 측은 정확한 부상 정도나 원인에 대해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과거에도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는 UFC189에서 전방십자인대(ACL)가 손상된 상태로 채드 멘데스와 싸웠고,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전에서는 발 부상을 안고 출전했었다. 또 더스틴 포이리에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는 경골 미세 골절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고, 결국 경기 도중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오른쪽 다리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그의 선수 생활에도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 성사된 복귀전, UFC 역대 최고 수익이 가리키는 기대감, 맥그리거의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까지 모든 것 최고의 밤을 예고했지만 팬들에게 남은 건 허무함 뿐이었다.
사진=연합뉴스 / UFC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