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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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복귀' 최형우, 강민호 FA 영업까지 뛰었다…"우승반지 끼게 해줄 테니 계약하라더라"

기사입력 2025.12.29 01:58 / 기사수정 2025.12.29 01:58

2026시즌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함께 뛰는 강민호(왼쪽)와 최형우, 두 사람은 각각 2004년, 200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같은 소속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2026시즌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함께 뛰는 강민호(왼쪽)와 최형우, 두 사람은 각각 2004년, 200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같은 소속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절친끼리 '말도 안 되는 일'로 여겨졌던 동행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최형우 영입에 이어 강민호 잔류까지 확정, 2026시즌 대권 도전을 위한 퍼즐을 완벽하게 채웠다.

삼성 구단은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2억원 등 총액 20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강민호는 2017시즌 종료 후 커리어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 4년 80억 원의 조건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1시즌 종료 후 또 한 번 FA 권리를 행사했고, 3년 최대 36억원에 삼성에 잔류했다.

강민호가 3번째 FA 계약을 체결했을 때만 하더라도 누구도 KBO 역사상 최초의 4번째 FA 계약을 따낼 것이라고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체력 소모가 큰 포수 포지션의 특수성, 만 40세가 되는 나이 등을 고려하면 FA 신청 없이 삼성과 동행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강민호는 매년 '에이징 커브'라는 단어를 비웃는 활약을 보여줬다. 2025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269, 111안타, 12홈런, 71타점, OPS 0.753으로 리그 최정상급 안방마님의 면모를 유지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삼성은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암흑기를 끊어낸 가운데 2026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강민호는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베테랑 좌타 거포 최형우를 보상금 포함 41억 원을 투자해 영입하기는 했지만, 강민호를 붙잡지 못하는 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었다.

강민호의 삼성 잔류는 해를 넘기지 않았다. 강민호는 팀 내 후배들은 물론 이제는 한솥밥을 먹게 된 최형우에게 '빨리 도장을 찍으라'는 농담 섞인 압박을 받기도 했었다. 


강민호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구자욱, 원태인이 나를 정말 간절하게 불러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며 "시즌 때 밥을 많이 사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밥을 더 많이 살 테니 내년에 힘을 합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같이 가고 싶다"고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또 "최형우 형은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형이었고,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하다. '정말 저렇게 야구를 해야겠다'는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선수였다"며 "이제는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이달 초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으로 FA 이적이 확정된 이튿날 강민호와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뛰게 된 부분에 큰 의미를 부여했었다.  

베테랑 좌타거포 최형우가 2025시즌 종료 후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베테랑 좌타거포 최형우가 2025시즌 종료 후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최형우는 "강민호가 농담 삼아서 삼성에 오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강민호, 양의지와 엄청 친하고 가까운데 세 명 모두 '우리는 같이 야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항상했었다. 지금까지 실제로 그랬다. 강민호가 삼성과 계약을 하면 우리끼리 사이에서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거다. 조만간 강민호도 계약할 거다. 나랑 같이 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강민호의 계약이 생각보다 지연되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줄 테니 빨리 삼성과 FA 협상을 마치라는 당근까지 제시할 정도로 강민호 삼성 잔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강민호는 "최형우 형이 먼저 (삼성과) 계약을 하고 내가 계약을 안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내게 '뭐하냐, 빨리 계약해라. 내가 (우승) 반지 끼게 해줄게'라고 나에게 말해줬다. 이제 계약했으니, 형우 형에게 전화해서 우승 반지 끼워달라고 말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4개(2011~2014), KIA에서 2개(2017, 2024)의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반면 강민호의 경우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두 남자가 선수 생활 황혼기에 푸른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KBO리그 정상을 밟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2026시즌을 지켜보는 중요 관전 포인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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