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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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낙지 무서웠지만 먹어보니 맛있어…'버막' 하더라, FC서울은 한국의 맨유"→린가드, 英 유력지 통해 '한국 생활 뒷얘기' 공개하다

기사입력 2025.12.22 16:13 / 기사수정 2025.12.22 16:13

이우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제시 린가드는 명실상부 한국 프로 스포츠 역대 최고의 '빅 네임' 외국인 선수다. 입국부터 데뷔전, 각종 방송 출연까지 그야말로 화제를 몰고 다니며 K리그에 큰 바람을 일으킨 린가드가 한국을 떠난 직후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한국 생활에 대한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전했다.

2년간의 꾸준한 활약 끝에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나게 된 린가드는 "나는 더 성숙해졌고,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2년간 이룬 성장을 설명했다. 특히 처음 서울에 도착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도시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는데, 오히려 그 덕에 잉글랜드 생활에서 벗어나 오롯이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이야기했다.

린가드는 늘 관심의 중심에 섰던 선수이다.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출신으로서 팀의 주전 자리까지 올라섰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라커룸에서 절친 폴 포그바와 춤을 추는 모습부터 화려한 사생활 등 축구 외적인 문제들에 대한 언론과 서포터들의 집중적 관심 공세와 공격은 이 선수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을 뿐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했을 정도로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은 린가드, 다만 어머니의 계속된 우울증 증세, 할머니의 별세 등 안타까운 가정사가 겹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던 차였다.

2024년 2월 반 년 이상 소속팀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던 그 린가드에게 손을 건넨 팀은 다름아닌 K리그의 FC서울이었다. 서울의 진심에 화답한 린가드는 누구보다 빠르게 낯선 서울 생활에 적응했다.



린가드는 "당연히도 음식은 내가 알던 것들과 달랐다. 한 번은 산낙지를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움직이는 모습이 무서웠지만 직접 먹어 보니 괜찮았다"며 "한국 팬분들이 나를 보면 '오!' 놀라면서 '린가드! 린가드!' 라고 부르며 사진을 요청했다"고 한국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돌아봤다.

린가드는 또한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한 시간 가량 버스를 막고 감독의 해명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아마도 서울이 한국 내 최대의 팀이기 때문일 것이다"며 한국 축구 팬들의 열성적인 '버막' 문화 역시 콕 집어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을 자신의 전 소속팀 맨유와 비교하며 "항상 승리해야 하는 팀"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2년 동안 서울의 문화에 완벽히 적응을 마친 린가드였지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서울 구단 클럽하우스에 자체 식당이 꾸려져있지 않은 점, 경기장 및 훈련장 잔디에 열선이 깔려있지 않아 눈이 오거나 한파로 땅이 얼어붙는 경우 야외 훈련이 불가능해졌다는 점 등을 비롯한 열악한 인프라 문제는 'EPL 출신' 린가드가 특히 더 지적한 부분이었다.


2년간 서울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린가드는 결국 마지막 경기인 멜버른 시티전 종료 후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던 당시도 눈물을 흘렸다"며 "지난 2년간 이 선수들, 팬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했다 보니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아마도 내가 이 팀에 강력한 유산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



본인의 말 그대로, 제시 린가드는 서울에 큰 유산을 남겼다. 2025시즌에만 공식전 41경기에 출전해 13골 7도움, 총 20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개인 커리어 하이를 남겼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K리그1 파이널 B에 그쳤던 서울은 '린가드 효과'를 톡톡히 보며 2년 연속 파이널 A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다가오는 2026시즌 제시 린가드의 존재감을 대체하는 것은 서울을 넘어 K리그 전체의 과제가 되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축구에 진심'이었던 린가드, 그에게나 한국 축구에게나 서로는 잊지 못할 존재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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