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쇼트트랙이 단체전에서 '드림팀'이라고 해도 과언 아닐 정도의 라인업을 꾸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첫 종목 금메달에 도전한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임종언(고양시청), 황대헌(강원도청)으로 구성된 혼성 2000m 계주 대표팀이 역대 어느 멤버보다 실력과 호흡이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지난 11일(한국시간) "2026년 몬트리올(캐나다), 그단스크(폴란드), 도르트레흐트(네덜란드)에서 개최된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4차 대회가 종료된 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쿼터가 결정됐다"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 10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올림픽 쿼터 숫자가 달려 있는 2025-2026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례 대회에 참가했다.
쇼트트랙 종목 동계올림픽 쿼터는 월드투어 1~4차 대회 성적 중 가장 좋은 3개의 성적을 합산해 결정되고, 국가별로 500m, 1000m, 1500m 등 개인전 종목에서 최대 3장의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남녀 500m와 1000m엔 올림픽 출전권이 총 32장이 있고, 1500m에선 36장이 배분된다.
한국은 남자 500m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얻을 수 있는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모두 확보했다.
취약 종목인 남자 500m에서 한 장을 놓쳐 올림픽 쿼터를 2장만 확보했지만, 남자 1000m와 1500m에서 출전권 3장을 모두 가져왔다. 여자 500m, 1000m, 그리고 1500m는 모두 3명이 출전한다.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 모두 종합 2위에 올라 상위 8개국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고, 혼성 2000m 계주도 종합 2위를 기록해 상위 12개국 안에 들면서 출전권을 얻었다.
이에 따라 ISU는 한국 남·여 대표팀에 각각 계주 기본 인원인 4명 외에 추가로 한 명을 더 배정했다. 엔트리 10명 한도를 다 채워 밀라노로 가게 된 셈이다.
빙상계에선 남·여 계주의 우승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이번엔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기대해도 좋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수 구성이 역대 어느 라인업보다 훌륭하고 월드투어 성적도 괜찮아서다.
혼성 2000m 계주는 쇼트트랙 일정 첫 날인 내년 2월10일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이 연달아 벌어진다. 트랙을 총 18바퀴 돌아야 하는 혼성 2000m 계주는 지난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 신설된 종목이다. 여자~여자~남자~남자 순으로 레이스를 펼치며, 각 선수는 처음에 2바퀴 반을 돌고, 두 번째부터는 2바퀴를 달려 총 18바퀴를 완주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12팀이 참가한 베이징 올림픽 때 혼성 계주 준준결승에서 탈락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지난 2월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개최국 중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번 시즌 월드투어 혼성 계주에서도 경쟁력 높은 모습을 보이면서 밀라노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올시즌 월드투어에서 메달 3개를 손에 쥐면서 중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 혼성 계주에 강한 나라들을 위협했다.
지난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투어 2차 대회 혼성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지난달 22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월드투어 4차 대회 혼성 계주 결승에서도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메달 3개를 획득한 한국 혼성 계주팀은 올시즌 ISU 세계 랭킹에서 25725포인트를 벌어 1위 네덜란드(27000포인트)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해 상위 12개국에만 주어지는 밀라노 올림픽 혼성 계주 쿼터를 확보했다.
월드투어 기세를 유지하면 사상 첫 혼성 2000m 계주 메달은 물론 금빛 낭보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우선 여자 선수들의 라인업이 아주 강하다. '원투펀치' 최민정과 김길리는 쇼트트랙 월드투어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는 등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혼성 2000m 계주의 경우 선수들의 단거리 능력과 함께 팀워크가 중요한데 1~2번 주자인 둘은 성남시청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고 있어 다양한 작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월드투어에서 처음 두 바퀴 반을 돌 땐 김길리, 최민정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으나 두 바퀴를 돌 땐 최민정, 김길리로 순서를 바꾸는 등 여러 실험이 이뤄졌다.
황대헌, 임종언의 남자 선수들 라인업도 막강하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2018 평창 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을 따는 등 단거리에도 능숙하다. 오랜 국제대회 출전으로 경험도 많다.
2007년생 고교생 초신성 임종언은 올시즌 월드투어 개인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면서 세계 쇼트트랙을 깜짝 놀라게 했다.막판 스퍼트가 굉장히 강해 린샤오쥔(중국),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 등과의 마지막 두 바퀴 싸움에서 충분히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노련미 넘치는 황대헌, 최민정과 패기의 임종언, 김길리 등 신구조화도 잘 이뤄져 올림픽 첫 종목에서 금메달도 획득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표팀 내에서도 혼성 계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남은 8개 종목에서도 더욱 홀가분한 마음으로 낭보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