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6:24
스포츠

'팔꿈치 휘둘러 퇴장' 호날두, 상상초월 면죄부 받았다…FIFA '이례적 감경 조치'에 "공정성 훼손" vs "과거 사례 있었다" 갑론을박

기사입력 2025.11.27 15:29 / 기사수정 2025.11.27 15:29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하고 조롱하는 비매너 행위로 퇴장 당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이례적인 '징계 유예'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여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문제 없이 뛸 수 있게 됐는데, 이를 두고 FIFA의 특혜 조치라는 의견과 정당한 조치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FIFA 징계위원회는 지난 26일(한국시간) 호날두의 출전 정지 징계를 1경기로 확정하고, 나머지 2경기는 1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결정했다.

호날두는 지난 14일 아일랜드와의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9차전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다라 오셰이에게 팔꿈치를 휘둘러 퇴장당했다.

FIFA 규정상 폭력 행위는 최소 3경기 출장 정지가 원칙이다. 때문에 호날두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 2차전까지 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FIFA가 1경기 징계, 2경기 유예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호날두는 퇴장으로 인한 자동 1경기 정지 징계 처분만 받은 셈이 됐다.



FIFA는 "226번째 A매치 만에 처음 받은 퇴장"이라는 점과 징계 규정 25조 및 27조에 명시된 '감경 권한'을 근거로 징계를 대폭 줄여줬다.


이에 영국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호날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만찬을 가진 직후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FIFA가 월드컵 흥행을 위해 '공정성'을 저버렸다고 맹비난했다.

텔레그래프는 "호날두의 월드컵 구제는 축구 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국에서의 월드컵 흥행을 위해 공정성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권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성공은 슈퍼스타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축구가 아직 주류 스포츠가 아닌 나라에서 이 대회를 크게 흥행시키려면 호날두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공정한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공정성은 FIFA가 월드컵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중시하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데일리메일 역시 호날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직후 FIFA의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에도 월드컵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징계를 감면해 준 사례들이 있었으며, 호날두만의 특혜는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호날두의 월드컵 면죄부, 특별대우인가, 정당한가?"라며 과거 사례들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상대 선수를 가격해 퇴장당했던 프랑스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가 추가 징계 없이 1경기 추전 정지로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었다.

같은 시기 크로아티아 주포 마리오 만주키치 또한 심각한 반칙으로 퇴장당했으나 1경기 정지에 그쳤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멕시코의 헤수스 아레야노가 폭력 행위로 3경기 징계를 받았으나 대회 직전 항소가 받아들여져 1경기로 줄어든 사례가 있다.

월드컵은 아니지만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 역시 유로 2012 예선에서 3경기 징계를 받았지만 항소를 통해 2경기로 감면받은 받 있다.



물론 운이 따르지 않은 선수들도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의 마이크 한케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의 퇴장 징계가 월드컵까지 이어져 2경기를 결장했다. 브라질의 미란다 또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징계 여파로 대표팀서 제외됐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에콰도르의 모에시스 카이세도와 아르헨티나의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경고 누적 징계로 본선 개막전에 출전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호날두는 면죄부를 얻어낸 꼴이 됐다. 다만, 이게 슈퍼스타를 위한 특혜인지, 월드컵이라는 축제의 장을 위한 FIFA 관행적인 배려인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중요한 건 공정성이다. 명백한 폭력 행위에도 불구하고 징계가 대폭 감면된 이번 사례는 FIFA가 내세우고 있는 공정성, 페어플레이 정신의 기준이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가 됐다.

더구나 당사자가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월드컵 최고의 흥행 카드인 호날두라는 점에서 FIFA가 월드컵 흥행을 위해 호날두의 폭력 행위를 눈감아준 것 아니냐는 비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