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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우는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파란만장 2025시즌…"평탄하면 재미 없어, 축구를 더 사랑하게 됐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11.02 17:45 / 기사수정 2025.11.02 17:45



(엑스포츠뉴스 안양, 김환 기자) 사람은 누구나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하기 마련이다.

축구 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26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하며 FC안양의 승격 멤버로 활약해 2024시즌 K리그2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오르는 등 일찍이 팀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은 안양의 '신성' 채현우는 최근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채현우는 시즌 초반에는 꾸준히 유병훈 감독의 선발 명단에 포함돼 K리그1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민성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하는 등 채현우의 커리어 그래프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듯했다.

그러나 채현우는 시즌 후반기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22세 이하(U-22) 대표팀을 오가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소속팀과 대표팀의 전술이 달랐던 탓에 생긴 적응 문제 등이 이유로 꼽혔다. 



지난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홈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유병훈 감독은 채현우의 최근 경기력을 두고 "침체돼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기본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다. 잘하는 부분을 많이 살려주려고 노력했는데,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원하는 게 다르다 보니 혼동이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채현우가 부진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했다. 

유 감독은 그러면서도 "팀에 집중해야 될 때라 선수 본인도 좀 팀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다시 제 컨디션을 찾기 위해서 좀 개인적으로 많이 노력하는 중"이라며 채현우가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채현우를 향해 믿음을 보였다.

이날 후반전 교체 투입된 채현우는 후반 31분 마테우스의 패스를 침착한 슈팅으로 연결해 자신의 시즌 4호 골을 터트리며 유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 6월28일 광주FC전 이후 약 4개월 만에 터진 득점이자, 그간의 설움을 푸는 득점이기도 했다. 채현우는 울산의 골망을 흔든 직후 홈 팬들 앞에서 유니폼 앰블럼에 키스를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돌아보니 21세의 어린 선수인 채현우에게 최근 2~3개월은 선수로, 그리고 한 명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울산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채현우는 다른 것들을 제쳐두고 축구에만 집중했던 최근의 시간을 통해 축구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씩 웃었다.

그는 "오늘 무조건 득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후반전에 들어갔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득점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경기에 들어갔다"라며 교체 투입 전부터 득점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채현우는 U-22 대표팀을 오가면서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은 게 최근 부진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지친다는 느낌은 아예 없었다"라면서도 "요새 스스로, 그리고 감독님께서 생각하시기에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이전과 같지는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다시 기회를 잡으려고 혼자서도 많이 생각을 하고, 지금 힘든 시기를 깨고 싶어서 감독님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다. 감독님께서 이번에 기회를 주셔서 자신감이 올라올 수 있는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며 유 감독과 함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득점이 터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 득점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묻자 채현우는 "힘들 때 많이 기다려주신 팬분들, 가족들, 무엇보다 감독님이 생각나는 득점이었다. 남은 네 경기에서 무조건 골을 넣고 싶었다. 믿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의미의 세리머니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채현우는 좋지 않았던 최근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는 "1년에 큰 고비가 한 번씩은 있는 것 같다. 1년 차 때도 정말 힘든 상황이 있었다. 이번에도 힘든 상황이 길었지만, 그래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발버둥쳤다"라며 "힘든 시기를 어떻게 빨리 극복할 수 있는지는 경험에서 나온다고 느낀다. 정말 축구만을 생각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축구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안양에는 김보경, 권경원, 이창용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많다. 채현우는 선배들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함께 땀을 흘리며 경험 많은 선수들의 장점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 채현우와 소통한 주현재 코치가 안양의 베테랑 선수들을 언급하면서 채현우를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채현우는 "내가 주현재 코치님께 많이 물어봤다. 코치님은 (김)보경이 형을 되게 높게 생각하신다. 나도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내 상황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국가대표 선수인 (권)경원이 형이나 경험 많은 보경이 형 같은 선수들을 보면서 그 선수들이 어떻게 대표팀에 갔는지를 보게 되고, 운동할 때 그런 점들을 배우려고 한다. 코치님께서는 보경이 형이 멘털적으로, 또 여러 부분에서 나와 차이가 많다고 말씀하신다. 그런 점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했다.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소를 되찾은 채현우다.

채현우는 "시즌이 평탄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몇 달 전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라며 "멘털적으로, 또 축구적으로 이런 힘든 시기가 1년에 한 번 씩은 오기는 한다. 몇 번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어떻게 빨리 이겨내는지가 그 선수의 기량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이나 내후년, 또 언제 힘든 일이 닥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을 빨리 깨는 방법을 올해 배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에 열리는 U-23 아시안컵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채현우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채현우는 자신의 미래보다 소속팀 안양의 K리그1 생존을 위해 현재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잔류다. 어느 정도 도달하기는 했지만, 세 경기가 남았다"라면서 "남은 세 경기에서 방심하지 않고 우리가 올해 했던 것처럼만 하면 무조건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잔류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사진=안양,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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