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배드민턴 혼합복식 전문 선수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지난해 파리 올림픽 4강에도 올랐던 채유정이 15년 태극마크를 내려놓자, 중국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 팬들이 그의 은퇴를 안타깝게 여기고 나섰다.
한편으론 한국의 배드민턴이 여자단식과 남·여복식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했다.
채유정은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드디어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끝이 났습니다!!!"라며 국가대표 은퇴 소식을 전했다.
채유정은 이종민과 함께 프랑스 렌 외곽도시 세송-세비네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혼합복식에 출전했으나 22일 열린 첫 판 32강에서 스코틀랜드(영국)의 알렉산더 던-줄리 맥퍼슨 조를 만나 게임스코어 1-2로 패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채유정은 은퇴를 선언했다.
전격적인 발표였지만 채유정은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렸다. 그는 "올해 들어서부터 계속 생각해 왔던 부분이었습니다"라며 "왜냐하면 국가대표 선발전이 혼합복식 종목에 있어서 선발전 자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러면 저는 여자복식으로 선발전을 뛰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긴 시간을 혼복선수로서 쭉 달려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여자복식으로 도전하기에는 저에게 너무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았고 또다시 들어올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혼합복식 대표선발전이 따로 없고 남자복식 혹은 여자복식 대표로 뽑혀야 복식 선수들 중 짝을 맞춰 혼합복식으로도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서승재가 대표적인 케이스로, 서승재는 강민혁과 짝을 이뤄 남자복식, 채유정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나섰다.
두 종목을 모두 뛰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 서승재는 남자복식 8강에서 탈락했다. 혼합복식에선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4위를 차지했다.
채유정 역시 지금 여자복식으로 누군가와 짝을 맞춰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채유정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서승재와 함께 대회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해냈다. 당시 세계랭킹 1위이자 우승 후보로 평가된 젱시웨이-황야총(중국)을 게임스코어 2-1(21-17 10-21 21-18)로 꺾으면서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올해 나이 30살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주니어대표부터 시작했던 태극마크도 15년 만에 내려놓았다.
채유정은 대표 생활을 오래 하면서 중국과 일본에도 팬들이 꽤 많은 편이다. 중국 포털 넷이즈와 소후닷컴, 일본 야후스포츠 등은 그의 은퇴 소식을 바로 전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포털 등에서 반응이 나왔다. 그의 은퇴를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국의 배드민턴이 특정 종목만 강하다며 지적도 했다.
넷이즈는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우승 2년 만에 코트를 떠났다", "한국은 안세영이 강하지만 남자 단식과 혼합 복식은 국제대회 나올 선수가 없다", "중국도 혼합복식은 약한데 이제 신경써야 할 때"라고 촌평했다.
일본 팬들은 "한국 배드민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선수가 떠난다"며 아쉬워했다.
사진=채유정 SNS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