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 기대주 양민혁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포츠머스로 임대된 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영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양민혁은 4일(한국시간) 영국 포츠머스의 프래턴 파크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2025-2026시즌 챔피언십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3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원터치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라이트백 조던 윌리엄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한 차례 바운드 된 뒤 양민혁 발 앞에 떨어졌다. 양민혁은 이를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골키퍼 맞고 골망을 흔들었다.
미들즈브러는 후반전 들어 포츠머스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양민혁은 후반 33분 교체 아웃됐다.
포츠머스가 양민혁의 골을 잘 지키고 승리를 가져가면서 양민혁의 선제골은 결승골이 됐다.
양민혁의 한 방에 무너진 미들즈브러는 개막 후 무패 행진을 8경기(5승3무)에서 마감하고 선두 자리를 코번트리 시티에게 내줬다.
양민혁은 리그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2일 왓퍼드와 8라운드에서도 선제골이자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었던 양민혁은 이번 득점으로 2경기 연속골을 신고했다.
양민혁의 활약을 지켜본 영국 공영방송 BBC는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포츠머스는 토트넘에서 임대된 양민혁이 진짜 실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BBC 팬투표에서 양민혁은 무려 8.42점을 받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포츠머스 소식을 전하는 더포츠머스뉴스는 "양민혁이 다시 한번 스타로 나섰다. 왓퍼드전과 매우 비슷한 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에너지가 넘쳤고,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도 열심히 뛰었다"며 "두 팀 사이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고, 득점 기회도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양민혁은 이 엄청난 결과에 큰 지분이 있다"고 칭찬하며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줬다.
포츠머스 구단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은 챔피언십 선두였던 미들즈브러를 무너뜨리는 데 영웅이 됐다. 토트넘에서 임대된 양민혁은 이날 유일한 골을 넣으며 미들즈브러에 시즌 첫 리그 패배를 안겼다"고 양민혁의 활약을 조명했다.
중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수 스미스는 양민혁의 득점에 대해 "훌륭하다"고 표현하면서 "크로스가 오른쪽에서 왼쪽까지 쭉 이어졌는데 미들즈브러는 전혀 막지 못했다. 양민혁은 멋진 원터치 마무리를 보여줬다. 정말 훌륭한 마무리였다"고 극찬했다.
한국 축구에게도 양민혁의 성장세는 반갑다.
양민혁은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유망주로 지난해 여름 토트넘과 계약해 그해 12월 합류했다.
손흥민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던 양민혁은 토트넘에서 적응하는 대신 지난 1월 퀸즈파크 레인저스로 임대돼 경험을 쌓았다. 14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여름에는 토트넘과 함께 프리시즌을 보냈고, 지난달 포츠머스로 임대돼 다시 한번 영국 무대 적응에 나섰다.
시즌 초반 기회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3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지난 왓퍼드전 득점 후 무시뉴 감독도 양민혁의 퍼포먼스에 만족했다.
그는 경기 후 "양민혁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그는 경기에 활력을 더했고, 팀에 큰 도움이 됐다"며 양민혁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진 미들즈브러전에서도 양민혁에게 선발 기회를 줬고, 양민혁은 또 한번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이번 시즌 챔피언십에서 적응을 마치는 것이 양민혁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다.
양민혁이 챔피언십, 나아가 토트넘 복귀 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한국 축구는 손흥민 은퇴 후에도 큰 걱정 없이 대체자를 구하는 셈이 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