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교체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전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전진 드리블과 안정적인 수비로 팀의 대승에 기여하면서, 시즌 초반 입지 경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RB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새 시즌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전반전에만 마이클 올리세와 루이스 디아스의 연속 득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뮌헨은, 후반전 해리 케인의 해트트릭까지 더해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재는 벤치에서 출발했고, 후반 23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콤파니 감독은 4-2-3-1 전형을 선택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키고, 다요 우파메카노와 요나탄 타를 중심으로 수비 라인이 꾸려졌다. 양쪽 풀백은 요십 스타니시치와 콘라드 라이머가 지켰다. 3선은 요슈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2선은 세르주 그나브리, 마이클 올리세, 디아스가 맡았으며 최전방에는 케인이 자리했다.
이에 맞선 라이프치히는 페테르 굴라치 골키퍼를 비롯해 리들레 바쿠, 빌리 오르반, 카스텔로 루케바, 다비드 라움이 포백을 꾸렸고, 니콜라스 자이발트, 크시버 슐라거, 사비 시몬스가 중원을 형성했다. 공격진에는 요한 바카요코, 얀 디오망데, 로이스 오펜다가 포진했다.
경기의 흐름은 초반부터 뮌헨이 주도했다. 전반 26분 올리세가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전반 32분 디아스가 케인과 그나브리의 연계를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전반 42분에는 다시 올리세가 멀티골을 완성하며 전반을 3-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에도 뮌헨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케인이 네 번째 골을 기록했고, 후반 29분에도 디아스의 도움을 받아 감각적인 감아차기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어 후반 33분 김민재의 도움을 받아 케인이 해트르릭을 완성하며 경기를 6-0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김민재는 후반 23분 요나탄 타와 교체돼 투입됐다. 교체 투입 직후부터 그는 빠른 발과 예측 능력으로 라이프치히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며 곧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후반 33분 김민재는 상대 전진 패스를 차단하자마자 곧바로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를 감행했다. 직접 하프라인을 돌파하며 치고 나가,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던 케인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케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김민재는 시즌 첫 도움을 기록했다. 케인의 해트트릭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케인은 김민재를 보고는 두 손으로 김민재의 뺨을 살짝 때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 5월 분데스리가 우승 세리머니 때 에릭 다이어에게 멱살을 잡히면서 앞으로 끌려나온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했던 김민재가 이번엔 또 다른 방식으로 동료와 우정을 나눴다.
김민재의 활약은 공격 포인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짧은 시간 동안 21차례의 패스를 모두 성공시키며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했고, 인터셉트와 클리어링에서도 안정감을 보였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7.2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교체 투입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김민재가 짧은 시간을 활약했음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고 인정한 셈이다.
동료 선수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같은 수비수 요나탄 타는 "그 장면은 마치 마라도나의 드리블을 보는 듯했다"며 김민재의 전진 돌파 장면을 극찬했다.
김민재는 교체 투입 후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을 더하며 클린시트를 지켜냈다.
더욱이 단순히 수비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전진 패스와 공격 가담으로 팀의 빌드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콤파니 감독이 선호하는 현대적 센터백의 모습과도 부합한다.
2025-2026시즌을 시작하는 개막전에서의 이러한 활약은 주목할 만하지만 김민재의 입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는 지난 17일 슈투트가르트와의 슈퍼컵에서도 교체로 출전했고, 이번 개막전에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분명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앞서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된 타가 꾸준히 선발로 경기에 나서면서, 장기적으로 입지가 더욱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최근 "김민재는 여전히 로테이션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뮌헨은 이번 시즌 리그뿐 아니라 UEFA 챔피언스리그와 독일DFB포칼 등 다수의 대회를 병행해야 한다. 수행해야 할 일정이 많아질수록 김민재에게도 선발 기회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뒷공간 침투를 많이 노리는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김민재처럼 빠른 발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날 김민재가 보여준 드리블 돌파와 어시스트 능력과 같은 공격적인 활용 가치 역시 그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요소다.
결국 김민재에게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짧은 시간에도 영향력을 보여준 만큼, 이후 기회가 주어졌을 때 비슷한 임팩트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출발을 알린 그는, 다시 한 번 주전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을 열었다.
뮌헨은 다가오는 31일 아우쿠스부르크 원정경기장에서 분데스리가 2라운드 맞대결을 치룬다. 김민재가 과연 이 경기에서는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