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국인 빅리거 최장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미국 중계진도 그의 식지 않는 불방망이를 극찬하고 나섰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이 선수와 사랑에 빠졌다"며, 이정후가 메이저리거 3년 차 맞아 프란차이즈 스타로 거듭나고 있음을 알렸다.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면서 2013년 추신수와 2023년 김하성이 기록한 한국인 타자 MLB 최장 연속 경기 안타 기록(16경기)을 넘어섰다.
이정후는 지난 달 15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부터 1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중이다. 중간에 허리 부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복귀한 뒤 MLB 전체를 들썩이게 할 만한 맹타를 휘두르면서 그야말로 세계적인 타자로 올라섰다.
전날 워싱턴과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5타수 4안타의 엄청난 폭발력을 선보였던 이정후는 이날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뽑아내면서 시즌 타율을 0.333에서 0.335(230타수 77안타)로 끌어올리고 MLB 타율 순위 단독 2위에 올랐다.
같은 날 5타수 3안타를 친 오토 로페스(마이애미 말린스·0.341)와는 6리 차다. 전날까지 이정후와 타율 공동 2위를 달리던 브랜든 마쉬(필라델피아)는 이날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치면서 0.332로 떨어졌다.
이정후가 안타를 칠 때마다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중계하는 'NBC 베이 에어리어' 캐스터와 해설자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워싱턴전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케이시 슈미트(좌익수)~라파엘 데버스(1루수)~루이스 아라에즈(2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이정후(우익수)~브라이스 엘드리지(지명타자)~맷 채프먼(3루수)~대니얼 수삭(포수)~조나 콕스(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로는 아드리안 하우저가 나섰다.
앤드류 알바레스를 마운드에 올린 워싱턴은 제임스 우드(우익수)~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1루수)~호세 테나(지명타자)~CJ 에이브럼스(유격수)~데일런 라일(좌익수)~요빗 비바스(3루수)~나심 누네스(2루수)~드류 밀라스(포수)~제이콥 영(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정후는 0-2로 뒤진 2회말 첫 타석에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2루수 누네스의 호수비에 막혀 범타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3B 1S에서 알바레스가 던진 5구 시속 89.8마일(144.5km) 높은 코스 싱킹 패스트볼을 끌어당겨 우전 안타를 터뜨리고 2사 1, 3루 찬스를 이어갔다.
중계진은 이정후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지 못했음에도 두 번째 타석에서 그의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소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NBC 배이 에어리어 중계진은 "(16경기 연속 안타)해당 기간 무려 0.508의 타율을 기록 중인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고 소개하더니 이정후가 신중한 승부 끝에 우익수 앞 안타를 쳐내자 "오른쪽으로 안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17경기 연속 안타가 됐다"고 외쳤다.
이어 "(1루 주자) 아다메스가 2루 돌아 속도를 높여 3루까지 파고든다. 아다메스가 여유 있게 세이프됐다. 이정후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안타, 17경기 연속 안타"라고 다시 한 번 그의 기록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후속 타선의 침묵으로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다.
그러자 세 번째 타석에선 득점 찬스에 들어선 뒤 시원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오라클 파크를 열광적인 분위기로 만들었다.
1사 1,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등장한 이정후는 볼카운트 3B 2S 풀카운트에서 원정팀 두 번째 투수 브래드 로드의 6구 시속 94.6마일(152.2km) 포심패스트볼을 잡아당겨 2루타를 뽑아냈다.
주자 2명이 순식간에 홈을 밟으면서 워싱턴을 2-3 턱밑 추격하는 환상적인 적시타였다. 이정후는 2루까지 내달렸다.
'NBC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은 "세상에!"를 외치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정후가 타석에 오르자 "이날 2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라고 짧게 소개한 중계진은 이정후가 로드와 끈질긴 '밀당' 끝에 2루타를 뽑아내자 소리를 질렀다.
중계진은 "오른쪽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정후가 또 해냈다! 공이 담장 쪽에 머무르는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득점한다"고 외친 뒤 "그리고 이정후는 2루타를 기록했다. 세상에, 가르시아 옆을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타구였다"는 말로 그의 매서운 타격감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오, 이 안타는 정말 치유가 되는 기분이다. 관중들의 함성을 들어보시라"며 "팬들은 이 선수와 사랑에 빠졌다. 어떻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후속타 불발로 이번에도 홈을 밟지 못한 이정후는 이어진 4~5번째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2-5로 뒤진 7회말 세 번째 타석 1사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타구가 포수와, 투수, 3루수 사이에 떨어져 전날처럼 내야안타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간발의 차이로 아웃됐다.
2-6으로 벌어진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1루 땅볼을 쳤다. 1사에서 우측 강한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팀 1루수에게 막히며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도 3-6으로 패했다.
올해 초반부터 계속된 부진에 빠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워싱턴과의 3연전 중 초반 두 경기를 연속으로 패하면서 루징시리즈를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시즌 성적에서도 27승41패(승률 0.397)를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 팀 중 4위에 그치고 있다.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25승42패)에 불과 1.5경기 차 앞서는 중이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타율 최상위권을 오가는 이정후의 활약 만큼은 2027시즌을 위해서라도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