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4경기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가라비토는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가라비토는 81구(스트라이크 55개, 볼 26개)를 던졌다. 구종별로는 직구(41개)가 가장 많았으며, 스위퍼(16개), 투심(15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상 10개), 커브(4개)가 그 뒤를 이었다. 최고구속은 153km/h를 나타냈다.
가라비토는 1회초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회초 선두타자 한유섬을 안타로 내보냈지만, 이어진 2사 2루에서 안상현의 삼진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가리비토는 3회초에 이어 4회초를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5회초에는 고명준의 3루수 땅볼, 최지훈의 안타 이후 1사 1루에서 안상현에게 병살타를 끌어냈다.
승리 요건을 충족한 가라비토는 6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정준재의 유격수 땅볼, 신범수의 안타 이후 1사 1루에서 최준우를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가라비토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박지환의 1루수 뜬공과 석정우의 3루수 땅볼로 2사를 만들었고, 4번타자 한유섬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가라비토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타자들도 힘을 냈다. 삼성은 2회말부터 5이닝 연속 득점으로 SSG 마운드를 괴롭혔고, 9-0으로 승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늘(23일) 경기는 가라비토 선수가 최고의 투구로 팀을 승리를 이끌었다. 가라비토의 첫 승을 축하해주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가라비토는 "첫 승을 해서 너무나 좋고, 팀 승리에 기여해서 좋다. 뿌듯하다"며 "지난 등판 때 볼도 많이 던졌고 볼넷도 많았는데,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23일)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완봉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는 게 가라비토의 이야기다. 가라비토는 "올스타 휴식기도 있었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기도 해서 2주 정도 쉬긴 했는데, 많이 쉬었기 때문에 7이닝 정도면 충분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가라비토는 경기 내내 포수 강민호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가라비토가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더그아웃에서 강민호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가리비토는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강민호 선수는 직구를 원했고, 나는 다른 구종을 던지고 싶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며 "야구적인 부분에서 강민호 선수와 하나씩 맞춰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달 19일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가라비토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연봉 35만6666달러(약 4억9000만원)으로, 원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에 대한 이적료는 20만 달러(2억8000만원)이었다.
1995년생 가라비토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24년과 올해 빅리그 레벨에서 뛴 경력이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21경기(선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5.77,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75경기(선발 146경기) 30승 54패 평균자책점 5.77이다.
가라비토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이닝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다만 가라비토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면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가라비토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최대한 발전하려고 했고, 지난 경기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했다. 또 고쳐나가기 위해서 많이 준비했다"며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날도, 평범한 날도 있다. 오늘처럼 좋은 날에는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KBO리그에서 뛰는 게 처음이고,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적다. 강민호 선수는 타자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으니까 리드를 더 믿고 따라가고 있다. 한두 타석 정도 지난 뒤에는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니까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