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서현진이 '왜 오수재인가' 첫방송으로 '증명'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는 성공만을 좇다 속이 텅 비어버린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서현진 분)와 그런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두렵지 않은 따뜻한 로스쿨 학생 공찬(황인엽)의 아프지만 설레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 서현진은 TK로펌의 스타 변호사 오수재로 분했다. 오수재(서현진 분)는 한수 바이오 화학 단지 분진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을 맡아 진행하며 재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오수재는 자신을 '기집애'로 부르는 남자 변호사들 사이에서 국내 10대 로펌 최초 여성 대표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오수재는 떨떠름한 눈빛이 가소롭다는 듯 웃어보이며 한 단계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
'독한' 오수재는 착한 변호사는 아니었다. 자신의 의뢰인 안강훈(이태성)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상대 측 의뢰인 박소영(홍지윤)이 찾아오자 그를 순식간에 압박했다. 박소영이 업소에서 일한다는 것, 집안 사정이 어렵다는 것, 태도가 불량하다는 것을 언급하며 박소영을 무결하지 않은 피해호소인으로 취급했다.
이에 박소영은 몸을 덜덜 떨며 분노했다. 오수재는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박소영에게 "죽긴 왜 죽어. 끝까지 살아야지", "난 끝까지 올라가는 게 꿈이고 반쯤 이뤘어"라며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결국 박소영은 TK로펌의 옥상에서 몸을 내던졌고, 퇴근하던 오수재가 이를 목격하게 됐다. 오수재는 밤새 괴로워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오수재가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졌다. 이에 로펌 회장 최태국(허준호)는 오수재를 '개'라고 표현하며 외국에 가있을 것을 지시했다.
이때 횟집에서 일하던 공찬(황인엽)이 생선 토막들을 떨어뜨렸고, 오수재는 공찬의 뺨을 수차례 내리쳤다. 두 사람의 첫만남이었다. 자신의 목표를 반쯤 이뤘다고 생각한 오수재는 성공을 코앞에 두고 추락했다.
왜 서현진이 '오수재인가'에 대한 답이 됐던 1화였다. 서현진은 '원탑'이라는 수식어를 1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그의 장점인 형형한 눈빛과 정확한 발음이 몰입감을 더했다. 서현진은 예민함과 욕망으로 가득 채워진 오수재 캐릭터를 소화하며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갔다.
천하의 오수재가 두려움에 떠는 장면, 하늘을 바라보며 오열하는 장면은 소름을 유발했다. 방송 이후 '서현진 연기'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를 정도로 서현진의 연기는 훌륭했다. 최근 야윈 모습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서현진이지만, 드라마에서의 존재감은 무서울 정도였다.
'왜 오수재인가' 첫방에서는 오수재의 과거 서사, 오수재와 최태국과의 미묘한 대립, 오수재와 송미림(이주우)와의 케미, 공찬의 첫 등장, 오수재의 유일한 친구 채준희(차청화), 권상우 특별 출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꺼내졌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설명됐다.
그러나 오수재의 '각성'을 위해 사회적 약자들이 프레임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오수재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박소영의 죽음이 적나라하게 반복돼서 나오는 것은 아쉬움을 안겼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