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암살자들'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암살자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연출을 맡은 라이언 화이트 감독과의 화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암살자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을 재구성해 암살의 실체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작품이 한국에서 개봉하게 된 소감에 대해 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김정남 암살 사건은 미국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았던 사건이지만, 한국인들에게 보다 익숙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이 작품을 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정남 암살 사건 자체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였고, 당연히 미국에서도 보도될 정도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고 정확히 한 달째가 된 때라 헤드라인이 트럼프로 장식되던 때였다"면서 "사건의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2017년 하반기에 더그 클라크라는 탐사보도 전문 저널리스트로부터 연락을 받아 이 여성들이 자신들이 벌인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여성들이 사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화 자체는 정치적인 암살 사건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들이 누구였는지, 이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묻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그저 이들이 북한 체제에 동조하고 협력한 범죄자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의 원래 인생과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이 담아내고자 한 것을 밝혔다.
북한 측으로부터 어떤 코멘트도 받지 못했다는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지정학적인, 정치적인 것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다"며 "한국 관객들이 영화 속에서 정치적인 부분보다는 두 여성들의 삶, 예민한 이야기들을 정치적인 백그라운드 안에서도 좀 더 주목해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두 여성(시티, 도안)의 주장을 믿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았다. 처음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두 사람이 유죄라고 생각했다"면서 "1년 간 두 사람의 변호인들이 내놓는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두 사람이 무죄일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판결이 뒤집힐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헀다. 그래서 두 사람이 유죄를 선고받고 교수형에 처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내 영화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시티가 석방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 도안도 비슷하게 석방이 되었는데, 영화가 만약 사형이 되고 났으면 개봉이 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물리적인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사이버 보안에 대한 위협은 느꼈다. 2014년 소니 해킹 사태도 있다보니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FBI와 컨설팅을 거치기도 했다"며 "작업이 모두 끝나자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셨다"고 밝혔다.
한편, '암살자들'은 8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kth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