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서은 인턴기자) '대화의 희열3'에 출연한 배우 성동일이 故최진영과의 인연을 밝혔다.
22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 성동일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어렸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지신 후 호적에도 올라가 있지 않아 10살 때까지 이름이 없었다고 밝힌 그는 "저 때문에 부모님이 재결합을 하시고 그 이후에도 계속 싸우셨다. 두 분이 싸우실 때마다 다 내 탓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수학여행에도 가지 못했다는 그는 "어머니께서 평생 길거리 장사를 하셨다. 어머니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하거나 반찬 투정을 한 적이 없다", "운동장에서 모여 다들 여행지로 출발했는데 두 명 남았더라. 한 명은 아파서, 나는 이만 원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불국사 책받침에서 보면 된다고 허세를 부렸지만 자신을 위해 열쇠고리를 사 준 친구가 고마워 지금도 술을 산다고 밝히기도.
성동일은 "어머니가 갑자기 먹고 싶거나 사고 싶은 걸 말하라고 하시더라. 이상했지만 그때 처음 트레이닝복을 사 봤다. 당시에 최고의 인기 외식 메뉴는 돈까스였는데, 손사레치고 그냥 부평시장에 있는 허름한 국밥집에 갔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나중에 하신 말씀인데 낙찰계에서 제일 이자율이 높은 1번을 빌렸다고 하시더라. 자식들 원하는 것 다 사주고 배불리 먹이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하셨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그런데 어머니가 아들이 먹고 싶은 거 먹자고 했는데도 평소에 먹던 국밥집에 가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이대로 내가 죽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했다. 약도 준비해 놓으신 상태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연극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 성동일은 "대학로에 갔다가 연극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됐다. '연극이 그렇게 힘들다는데 왜 하냐'고 물었는데 그냥 좋아서 한다고 하더라. 그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 번도 좋아하는 걸 해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호기심이 생겨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극하는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처지에 있어 서로를 많이 아껴주고 위해줬다고 전한 그는 "그 사람들이 많이 위로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조차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관객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써서 나를 보러 오고, 내 몸짓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돈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간 연극을 하며 번 돈은 고작 120만원. 이에 성동일은 창작 뮤지컬로 인연을 맺은 故최진영으로부터 '이번에 SBS 방송국 개국한다는데 형도 한번 시험 봐봐'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처음에 거절한 그는 동생의 끈질긴 권유에 시험을 보게 됐고 바로 합격했다고 전했다. 성동일은 "명절 때 허름한 제 집에 와서 어머니께도 인사 드렸던 친구다. 함께 술 한 잔 하며 친했던 형-동생 사이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대화의 희열3'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이서은 기자 finley031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