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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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웹툰·영화에 교양까지, 왜 며느리에 주목할까…'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기사입력 2018.04.10 17:14 / 기사수정 2018.04.10 20:08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대한민국 가족 문화를 전지적 며느리 시점에서 관찰, 자연스럽게 대물림되는 불공평한 강요와 억압이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를 도발적으로 문제제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독립영화 'B급 며느리'와 웹툰 '며느라기' 등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 이야기들처럼 대한민국의 며느리로서 겪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을 담아냈다.

그렇다면 왜 영화와 웹툰과 TV 프로그램까지 '며느리'에 집중하는 걸까.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경영센터 M라운지에서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이영백 부장은 '며느리'를 둘러싼 현상에 한국 사회의 첨예한 문제들이 겹쳐져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며느리는 서열화와 차별 등의 문제가 중첩된 예민한 지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식을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들의 배우자인 며느리도 소유물이라 생각한다. 이런 위계 문제, 서열화, 가족주의 등의 문제가 드러나는 지점이 며느리이기 때문에 며느리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에 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스튜디오 테이크원 박지아 본부장은 "웹툰 '며느라기'를 26살 미혼 여성에게 추천 받아 보게 됐고 충격을 받아 유부남 PD들에게도 보여줬다. 그들도 분개했다. 그래서 이런 한 장면, 한 마디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시선을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분석하고 발전시키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차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향해 달려가긴 하지만 지금까지 비춰지지 않은 모습을 조명하는 게 기획과 연출로서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1회 상영 이후 현상을 보여주는 것은 앞서 언급된 '며느라기' 등 많은 콘텐츠를 통해 충분한데, 분석과 진단, 처방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 부장은 "그 지점을 강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런 문제에 있어 저는 남성이고 아저씨라는 기득권의 입장이다. 그래서 의견을 줄였다. 제작진의 의도를 개입하면 프로그램의 초점이 흐트러질 것 같아 내용을 해석하거나 대안을 마련하는 지점은 유보한 측면이 있다"고 부족한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 부장은 "대안을 제안하기에는 쉽지 않지만, 짧은 세 편이라도 며느리들과 남편들이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같은 행동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이해하게 되며 스스로 깨닫게 된다"며 "출연자들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게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있어 주의한 점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으로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며느리는 가부장제, 불평등 등 사회문화적 문제 속에서 최전방에 나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편, 3편으로 갈수록 앵글이 더욱 높아지며 시어머니의 입장도 남편의 입장도 나오고 혼자 싸울 수 없다는 걸 보여줄 예정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걸 보여주고 다 같이 집단 무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8시 55분 3부작으로 방송된다.

lyy@xportsnews.com / 사진=M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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