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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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LIG,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기사입력 2009.02.02 00:02 / 기사수정 2009.02.02 00:0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일, 잠실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경기에서 LIG 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1세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LIG 손해보험은 3세트까지 경기력을 장악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고비 처에서 연거푸 터져 나온 범실은 LIG 손해보험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박철우(24, 현대캐피탈)의 활약에 무릎을 꿇고 말았죠. 박철우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있는 문성민(23, 프리드리히스하펜)과 함께 가장 결정타 능력이 있는 국내 공격수입니다.

박철우는 이날 경기에서 23득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세트와 3세트 막판에서 보여준 놀라운 집중력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죠. LIG 손해보험도 외국인 선수인 카이(24)가 분전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고비 처에서 범실이 나온 점이 아쉬움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LIG 손해보험의 박기원 감독은 "올 시즌, 현대에게 한 번도 못 이겨 봤지만 특별하게 징크스가 있거나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바로 우리 팀 내에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세트플레이가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높이를 이용한 공격이 많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프로구단 중, 가장 높은 블로킹을 자랑하는 팀이다. 바로 이 부분이 현대와의 경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 LIG 손해보험이 선전할 수 있었던 원인은 라이트 공격수인 카이의 선전과 중앙 속공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1세트에서 LIG 손해보험은 카이가 4득점, 김요한이 4득점, 그리고 안의재(24, 센터)와 하현용(27, 센터)이 4득점과 3득점을 기록했습니다.

모처럼 다채로운 패턴의 플레이가 통하면서 현대캐피탈을 압박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세트와 3세트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팽팽한 고비 처에서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진 팀이 득점을 낼 확률이 많습니다. 여기에 박철우와 같은 확실한 거포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 막판, LIG 손해보험은 다섯 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바로 박철우의 강타와 연타를 섞은 서브에 무너졌기 때문이죠. 시간이 흐르면서 서브리시브가 좋아지고 있는 김요한은 박철우의 서브에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권영민(29, 현대캐피탈) 대신 세터 자리를 꿰찬 송병일(26, 세터)의 서브도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남자 경기에서 팽팽한 승부의 흐름을 깨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강서브입니다. 박철우와 송병일의 강서브에 흔들린 LIG 손해보험은 단조로운 오픈 공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공격루트를 가진 팀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세트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트플레이가 부족한 LIG 손해보험은 중요한 상황에서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했고 결국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세트 막판에 리시브가 잘 이루어졌다면 경기 내내 재미를 본 속공을 시도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트 막판에 터진 박철우의 서브에 LIG 손해보험은 리시브가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안 좋은 볼을 처리해줬던 카이와 김요한의 결정타도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박기원 감독은 경기 끝까지 선수들이 즐기는 경기를 했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에서 아깝게 지고 난 뒤, 4세트에 들어선 LIG 손해보험 선수들은 위축돼 있었습니다.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시합 자체를 지속적으로 즐기는 모습도 LIG 손해보험에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보다 근성 있고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갖춘 팀으로 성장하는 것이 LIG 손해보험의 목표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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