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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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K!] '러시안 룰렛' 승부차기, 누가 이길까?

기사입력 2008.12.05 12:20 / 기사수정 2008.12.05 12:20

한문식 기자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이제 2차전이 남았다. 원정 다득점을 따지지 않고, 동률일 경우 골 득실로 승자를 가리는 K-리그다. 2차전 승자가 우승컵을 거머쥔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득점으로 비기든 그 이상의 점수로 비기게 된다면 운명의 '러시안룰렛'을 피할 수 없다. 바로 승부차기로 2008년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는 뜻이다. 승부차기로 가면 누가 이기게 될까?

서울은 귀네슈 감독이 작년 부임했을 때 부터의 승부차기 데이터를 근거로 했고, 수원은 차범근 감독의 부임 년도인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멤버의 변화가 눈에 띄게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과 올해 2년간의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해 보았다.

▶ 수원의 승률은 반반

2차전이 홈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홈팀인 수원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만 총 3번의 승부차기를 했는데, 2승 1패를 거뒀다. 홈경기는 2번이었는데 포항과의 컵대회에서 4년 만에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리게 된 포항과 수원에 대결이 백미였다. 이운재가 포항의 키커의 슈팅을 무려 3개나 잡아내며 팀의 3 대 2 승리를 거뒀다. 홈팀이라고 해서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다. 광주와의 FA컵 16강에서는 광주에 덜미를 잡혔다. 수원은 루카스가 실축한 반면, 광주는 전원이 수원의 골문을 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다. 수원의 강점은 서울과 2년간 승부차기 4전 중에서 올해 기록만 3번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전체 승률과 홈 승률 5할대를 유지하고 있는 수원이다.

▶ 75%의 승률, 서울

서울은 올해 고양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6번째 키커 전까지 모두 성공히먀 그 끝을 가늠키 어려웠지만, 이승렬의 실축으로 고양이 웃었다. 서울이 수원에 비해 강점은 높은 승부차기 승률을 들 수 있다. 작년에 3번 모두 승리했다는 점. 5번째 키커에서 거의 승부가 나는 승부차기 특성상 고양에 패배도 6번째 키커까지 전원이 성공 한 점. 특히, 작년 수원과의 정면승부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수원에 비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 1-3번 키커는 약점, 순서에선 강점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

성공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다음 키커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점으로 볼 때 수원은 첫 번째 키커의 실축 뒤 2번의 패배가 결코 우연이 아니다. 3번째 키커에서도 약점을 보였던 수원이지만 1승 1패로 첫 번째보다 승패에 덜 영향을 끼쳤다. 수원은 양상민의 높은 성공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년간 4번의 승부차기에서 3번 출장한 양상민은 3번 모두 상대의 골문을 가르며 승부차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에두가 3번째 키커로 2번 들어갔고 딱 한 번을 제외하고 순서가 모두 다르다는 점은 서울보다 다양성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수원이다.

▶ 높은 성공률은 강점, 고정 키커는 약점

1번, 2번, 3번 키커의 100% 성공률과 전체적으로 봐도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서울이다. 특히 4번을 출장해 한 번의 실축을 빼고 모두 3번 모두 상대의 골문을 가른 심우연의 공백은 서울로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원에 비해 약점은 수원이 올해 3번 승부차기를 한 것에 비해 서울은 작년 3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상선수와 이적선수만 해도 무려 6명이 빠지게 되는데 그 선수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서울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1-3-5번 키커에서 1번은 김은중, 3번은 심우연, 5번은 곽태휘로 홀수 키커에 비중을 높게 둔 귀네슈 감독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김은중과 아디는 2번을 차서 모두 성공했기에 이변이 없는 한 승부차기 키커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 골키퍼 하기 나름?

결국, 양팀의 수문장에서 판명 날 승부차기가 될 전망이다. 수원은 '음주파문 징계'로 인해 이운재가 FA컵에 진출하지 못해 제2 골리 김대환이 골문을 사수했다. 이운재가 출전한 올해 컵대회 경기에서는 신들린 선방으로 승부를 거머쥐었지만, 작년 서울과의 맞대결에선 패배의 쓴맛을 맛보았다. 교체선수가 5명까지 허용이 되는 포스트 시즌 특성상. 선발은 이운재, 승부차기는 김대환이 나오는 카드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둘 다 2년간 기준으로 승부차기 승률이 1승 1패다. 다만, 김대환은 홈경기에서 패배가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서울의 승부차기 역사는 곧 김병지의 역사와도 같다. 작년은 물론 올해 고양과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는 모두 김병지였다. 하지만, 김병지는 이제 없다. 이적선언으로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김호준에게 눈길이 가는데, 올해 주전을 꿰차던 김호준은 승부차기 경험 면에서는 수원 골키퍼들에게 밀린다. 아니,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리저브로 조수혁 골키퍼가 있긴 하지만, 2경기 1실점에 경험부족으로 섣불리 기용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올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데뷔로 준플레이오프의 히어로로 떠오른 울산의 김승규를 미루어볼 때 전혀 생각 못할 카드는 아니다.

결국, 승부차기 까지 가면 골키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경험에서 앞서는 수원이지만, 패기에서 앞서는 서울. 경험에서는 수원이 우위지만 그만큼 많이 노출되었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면 누가 웃을지 장담할 수 없다. 과연 2008년 K-리그의 통합챔피언은 어느 팀이 거머쥐게 될지 기대가 된다. 



한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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