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군주’가 진정한 성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전하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캐릭터와 전개는 2%의 아쉬움이 남는다.
13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마지막회에서 군주가 된 세자(유승호 분)는 짐꽃환의 해독제를 신하들과 천민 이선(엘)에게 건네 모두를 살렸다. 이후 사랑하는 가은을 중전으로 맞게 되는 등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현석(송인국)이 죽은 대목의 복수를 하기 위해 가은에게 칼을 휘둘렀다. 그가 대목의 첩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천민 이선은 가은을 지키려다 칼에 베여 목숨을 잃었다. 1년 뒤, 왕이 된 이선과 가은이 혼례를 치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돌고 돌아 사이다를 마셨다. 하지만 그리 시원하지만은 않다. 이 작품은 짐꽃환을 소재로 한 판타지적인 독특한 분위기에 편수회 대목 허준호와 왕 김명수 등 중견 배우의 연기력을 더해 인상 깊은 스타트를 알렸다. 하지만 이후의 전개가 촘촘하지 못했다. 성장한 세자는 고통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편수회와 맞서기로 결심했다. 물을 사유화하고 조폐권까지 장악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부모를 죽인 편수회, 특히 대목과의 대립각이 긴장감 있게 그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악’을 무너뜨리는 과정이 허술했다.
성군이 되는 과정과 로맨스 모두를 잡으려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었다. 세자는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화군과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캐릭터다. 애민을 위해 노력하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세자 자신의 능력은 발휘되지 않았다. 대목에게 정체를 들킬 뻔할 때도, 짐꽃밭을 불태운 것도, 짐꽃환의 해독제가 만들어진 것도 모두 화군 덕분이었다. 보부상 두령으로 변신했을 때도 새로운 이야기나 별다른 활약은 없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가은, 이선과의 삼각관계이나 이 또한 고구마 전개로 나아갔다.
가은도 덩달아 민폐 여주로 그려졌다. 아버지 한규호(전노민)가 죽임을 당한 뒤 엉뚱하게도 세자 이선을 향해 복수심을 키웠다. 가은 때문에 세자에게 위기가 닥칠 때가 많았다. 오히려 가은의 주위를 맴돌던 기생 매창의 역할이 더 컸다. 말미에 가서야 해독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짐꽃환을 직접 먹으며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주인공 유승호와 김소현의 연기는 좋았다. 유승호는 세자 이선 역을 맡아 극의 중심에서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17년 동안 가면을 쓰고 사는 세자였다. 초반에는 왜 자신이 가면을 써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해 답답해하고, 자신의 얼굴을 본 이들이 죽임을 당하자 괴로워한다. 중반에는 대목에 의해 부모인 영빈 이씨(최지나)와 왕(김명수)이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각성한다. 가면을 쓰고 있어 눈빛과 말투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상황인데,유승호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였다.
후반에는 왕의 자리를 되찾고 대목을 무너뜨리고 왕의 자리에 오른다. 다시 군주가 될 때까지 복잡다단한 감정을 소화하며 몰입했다. 가은을 대할 때는 애처롭고 가련한 마음을 잘 나타냈다.
김소현은 세자에게 복수하려다 사랑에 빠지는 한가은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극이 진행되면서 민폐여주로 변모해 아쉽긴 하나 세자를 구하기 위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강인한 면모를 강조했다.
인피니트 엘과 배우 윤소희도 성장을 보여줬다. 엘은 순박한 천민 이선과 진짜 왕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이선을 오가며 열연했다. 다만 분노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 과함이 느껴져 아쉽다. 김화군을 연기한 윤소희는 초반 톤 조절에 실패해 겉돌았지만 이후에는 안정되게 연기했다. 일편단심 세자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화군 캐릭터에 몰입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