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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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KBS 명절 특집, 걸그룹 향한 짝♥→쌍방♥ 되려면

기사입력 2017.01.31 14:28 / 기사수정 2017.01.31 14:28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KBS의 외로운 걸그룹 짝사랑은 이번에도 쌍방향 사랑에는 실패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걸그룹대첩-가문의 영광'은 에이핑크, 여자친구, 레드벨벳, EXID 등 대세 걸그룹들이 총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면치 못했다. 

걸그룹 간 노래방 대결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방송은 매번 보던 '노래자랑' 형 명절 특집에 주인공만 걸그룹으로 바꾼 모양이었다. 또 걸그룹 멤버들이 다른 가수의 무대를 재연하는 모습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무수히 봐왔다. 게다가 가창력이나 퍼포먼스가 아닌 '흥'을 평가한다는 기준은 모호해서 의문만 자아냈다.

아웃사이더, 스페이스A 김현정, 현진영, 소찬휘 등 선배들의 등장에 컬래버레이션을 펼치는 모습은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충분히 봤으며, 비슷하게 노래방 대결이라는 포맷으로 방송되는 Mnet '골든탬버린'보다 훨씬 허술한 구성은 '골탬'의 아류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게다가 웃기기 위한 걸그룹의 열정은 숙연한 무대로 평가절하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걸그룹 대첩' 제작진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걸그룹 멤버들을 노래방 무대위에 던져놓고 그들의 재롱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숙연'이라는 자막으로 그들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KBS 명절 특집의 행보는 결코 낯설지 않다. 지난해 설에도 이미 '본분 금메달'이라는 걸그룹 예능을 내놨다가 비난을 면치 못했기 때문. 그들만의 생각대로 걸그룹의 '본분'(비주얼 유지, 이미지 관리, 정직도 등)을 정하고 여성이라는 성을 상품화하고 아이돌의 기준을 정해 방통위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KBS는 한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번 명절에도 별 다른 대책없이 걸그룹을 소환했다. 대세 걸그룹이 모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기 때문일까. 실제로 '본분 금메달'은 지난 설 최악의 특집이라는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면에서는 7%(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이번 '걸그룹 대첩'도 시청률 4.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시청률 꼴찌는 면했다.

하지만 또 다시 쏟아지는 혹평에 '걸그룹 대첩'의 포맷을 다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 KBS는 '믿고 보는 걸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꿨다. 이토록 '걸그룹'을 놓아주기 싫다면 이들의 매력을 살릴 수 있으면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한다.

일례로 이제는 명절 대표 특집이 된 '아이돌 육상 대회'에서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과 노래를 보여주던 아이돌들이 소탈한 체육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숨겨져있던 '체육돌'들이 재발견되기도 한다. 이를 살려 지난 추석 방송했던 MBC 설 특집 '아이돌 요리왕'도 아이돌의 요리하는 모습을 새로 조명하며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저 인기있는 걸그룹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 만이 PD의 역량은 아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PD라면 섭외한 출연진을 통해 어떤 걸 보여주고 싶고, 어떤 재미를 만들어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한다. 다음 명절에는 섭외한 PD도, 섭외된 출연진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도 모두 웃을 수 있는 특집 프로그램이 안방 극장을 찾아오길 바란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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