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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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징크스 깬 뢰브의 과감한 스리백 전술

기사입력 2016.07.03 09:08 / 기사수정 2016.07.03 09:08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요아힘 뢰브의 과감한 결단이 결과적으로 승리까지 이어졌다. 3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펼쳐진 유로2016 8강전에서 독일은 연장전까지 1-1의 스코어로 승부차기에 돌입해 이탈리아를 6–5로 꺾었다. 이 경기에서 독일의 뢰브 감독은 이번 대회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던 스리백과 윙백을 두는 전술을 들고 나와 파장을 일으켰다.
 
‘천적’ 이탈리아를 의식한 뢰브 감독은 요나스 헥터와 요수아 키미히를 윙백으로 기용하며 훔멜스-보아텡-회베데스의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와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사용해 4-1 승리를 이뤄낸 바 있던 뢰브 감독은 이번에도 그 기억을 되살리기 원했다. 이탈리아도 대회 내내 사용했던 포메이션으로 선발 선수를 꾸리며 양 팀은 스리백 싸움을 펼치게 됐다.
 
독일은 윙백을 전방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독일은 실제로 이탈리아보다 공격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뢰브 감독은 수비 상황에서 전진 배치한 윙백들의 뒷공간을 마츠 훔멜스와 베네딕트 회베데스가 넓게 서서 메우고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이탈리아의 공격을 대비했다. 수비 시 사실상 파이브백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 윙백을 수비적으로 기용한 이탈리아와는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뢰브 감독은 전반전에 윙백으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반전 들어 독일은 포백으로 전환했으나 반대쪽의 회베데스가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과 달리 헥터는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헥터의 공격 가담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온 뒤 시도한 패스가 득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측면 미드필더가 된 키미히 역시 활발한 공격을 보여주며 독일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여기에 최전방 마리오 고메즈의 높이까지 활용한 독일은 이탈리아에 쉽지 않은 경기를 선물했다.
 
뢰브의 스리백 전술은 공격 지역에서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수비적으로는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독일은 경기 내내 이탈리아에게 측면 크로스를 자주 내줬다. 중앙 수비수 세 명의 능력이 워낙 뛰어난 덕분에 위험한 상황은 대부분 넘겼지만 이탈리아에 잦은 공격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포백 전환 후에도 윙백의 역할을 유지한 헥터는 꾸준한 전진으로 독일의 공격에 일조했지만 수비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스코어의 균형이 맞춰지자 양 팀은 체력이 다하며 경기가 수비적으로 운영됐다. 익숙한 포지션으로 공·수의 균형을 맞추고 안정을 찾은 독일은 다시 공 점유율을 높이며 이탈리아를 압박했다.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승부차기까지 갔고, 역사적으로 승부차기에서 강했던 독일은 이번에도 승자가 됐다.
 
경기 결과에서 승리를 거둔 덕분에 뢰브의 실험은 나쁘지 않았던 판단으로 기록됐다.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이탈리아였기에 과감한 시도를 할 필요는 있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결국 포백으로 다시 돌아왔으니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모험적이었던 뢰브의 스리백 전술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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