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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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종영①] 장사는 없고, 치정만 남았다

기사입력 2016.02.19 06:40 / 기사수정 2016.02.18 23:55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 수목극이 그동안 부진했다. 갑자기 비가 온다고 논에 물이 고이지 않는다. 우리는 36부작이기 때문에 세 번의 반전 기회가 있다고 본다."

지난 18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를 연출한 김종선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작품을 향한 그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지만, 결국 세 번의 반전은 없었다.

'장사의 신-객주 2015'는 폐문한 천가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1979년 6월부터 1983년 2월까지 1465회를 거쳐 서울신문에 연재된 김주영의 역사 소설이 원작이다.

배우 장혁(천봉삼 역) 유오성(길소개) 김민정(매월) 한채아(조소사) 등을 내세운 이 작품은 시작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다. 좋은 배우들이 선보일 사극 연기가 KBS 수목극의 부진을 털어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장사의 신-객주 2015'는 방송 내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았다. 10% 시청률을 꾸준히 넘기기는 했지만, 조선 시대의 장사꾼을 통해 이 시대의 모습을 담을 것이라는 기획 의도와 달리 매월의 천봉삼을 향한 치정이 중심이 됐다.

'객주'는 소설적인 재미와 함께 19세기 말의 세태 풍속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소설이다. 김주영 작가가 직접 전국 곳곳의 장터를 찾고 예스러운 말을 채집했다. 장사와 얽힌 서민의 삶을 투영하려고 했다.

드라마에서는 장사의 비중이 약해졌다. 원작에서 500명이 넘는 인물을 16명으로 추렸고, 천봉삼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드라마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줄어든 인물만큼 시대를 보여주는 것은 흐려졌고,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질수록 인물 간의 갈등만이 부각된 것이다.

흥선대원군과 중전 민씨의 대립과 임오군란 등으로 그 시대를 표현했지만, 평민들의 애환을 담아내지 못했다. 역사적 배경은 소설에서 드라마로 자리를 옮기면서 역할이 축소됐다. 대내외적으로 변화가 컸던 시기와 현재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에 실패했다.

'장사의 신-객주 2015'에서 장사가 부각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장편 소설을 드라마를 위해 각색했고, 주요 인물인 길소개 신석주 천소례가 죽은 후 전개가 너무 빠른 듯했다. 이에 이들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얽기가 헐거워졌다.

'장사의 신-객주 2015'는 전작 '어셈블리' '복면검사' '착하지 않은 여자들'보다 더 많은 분량을 할당받았다. 여기에 36부작에서 5회 늘어난 41부작으로 종영했지만, 소설 원작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청자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장사의 신-객주 2015' ⓒ KBS 2TV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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