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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과 LG, 거포 꽃 피우지 못하는 얄궂은 운명

기사입력 2015.07.25 15:11 / 기사수정 2015.07.25 15:35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정의윤도 결국 10년 동안 입었던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벗었다. LG 트윈스에게 '거포'는 필 수 없는 꽃인 것인가.

지난 24일 SK와 LG는  외야수 임훈(30), 투수 진해수(29), 여건욱(28)과 정의윤(28), 투수 신재웅(33), 신동훈(21)을 맞바꾸는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양 팀의 트레이드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정의윤의 이동이다. 2005 KBO리그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LG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소속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선수였다.

LG에서 정의윤이 기록한 통산 성적은 733경기 1993타수 521안타 홈런 31개 타점 233개로 타율 2할6푼1리, 장타율 0.362, 출루율 3할1푼6리였다. 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했다. 결국 트레이드 불가 카드였던 정의윤은 SK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잠실 야구장은 좌우 100M, 중앙 125M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잠실 야구장급 구장은 많지 않다.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 마이매이의 말린스 파크, 콜로라도의 쿠어스 필드 정도가 잠실 야구장보다 큰 규모의 구장이다.

2000년 이후 LG 소속으로 2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찰스 스미스(2000년 35개), 페타지니(2009년 26홈런), 조인성(2010년 28홈런) 세 명 뿐이었다. 2013년의 경우 오지환의 9홈런이 최다 기록이었을 만큼 홈런과 연이 없는 구단이 LG다.

LG는 2009년 일명 x-존을 통해 좌우를 96M, 좌우중간을 116M, 중앙을 121M로 만들어 넓은 잠실야구장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했었다. 2009년 LG의 팀홈런은 129개로 리그 6위였고, 2010년 121개 리그 3위로 일정부분 성공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당시 LG 소속이던 박병호는 2009년 9홈런, 2010년 7홈런을 기록했지만 기대 만큼의 홈런 개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 기간 컨텍 위주의 선수와 중거리 타자들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대형(당시 LG)은 2009년 타율 2할8푼을 기록했고, 2010년 오지환은 타율 2할4푼1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던 한해였다.

2011년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와 2015년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의윤은 LG의 '거포 갈증'을 풀어줄 유망주였다. 박병호는 넥센으로 이적 후 4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SK에서 정의윤을 원했던 이유도 결국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쓰게 된 그가 잠재력을 폭발시켜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LG는 본질적으로 기존 가지고 있었던 유망주 선택과 육성의 방향을 바꿔봐야 할지도 모른다. 넓은 잠실야구장은 바꿔 생각해보면 투수 친화적구장이라고 할 수 있고, 빠른 발과 컨텍이 뛰어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곳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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