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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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V 유치원'에 등장한 '반장' 박지성

기사입력 2013.08.21 07:1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박지성은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선수다"(필립 코쿠 감독, 7월)

박지성의 PSV 아인트호벤 복귀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지난달 코쿠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박지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코쿠 감독이 이제는 노장으로 분류되는 박지성을 원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 멘토, 리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코쿠 감독이 박지성을 통해 전망했던 그림이 마침내 그라운드에서 그려졌다. 박지성이 어린 PSV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볐다.

박지성은 2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AC밀란(이탈리아)을 상대했다.

뜻밖의 선발 출전이었다. 박지성은 허벅지 부상 여파로 지난 주말 열린 정규리그에 결장하면서 밀란전도 불투명했지만 코쿠 감독은 어려운 상대를 맞아 박지성 카드를 처음 꺼내들었다.

박지성을 필요로 한 이유와 복귀전 상대를 밀란이 될 수밖에 없던 상황을 이해하기까지 그리 길지 않았다. PSV는 확실히 경험이 부족했고 박지성은 이를 충족시켜줄 카드였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PSV의 평균 연령은 불과 21.9세였다. 이른바 'PSV 유치원'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나이대였다. 박지성만이 유일한 30대였고 스테인 스하르스가 29세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19세~21세 사이였다. 박지성이 있어 평균 연령이 오른 느낌을 줄 정도였다.

어린 만큼 패기는 상당했다. 명문 밀란을 맞아 경기 초반 흔들림은 있었지만 한 두번의 분위기 전환만 있어도 무서울 만큼 밀란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급했다. PSV의 어린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전진하기에 급급했다. 수비에서 실수라도 하면 여지없이 2~3차례 같은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그라운드 안에서 어린 선수들을 다독여줄 베테랑이 필요했고 박지성이 이 역할을 해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경기 초반 박지성이 주력한 부분은 수비 가담이었다.

오른쪽 윙백 조슈아 브레넷은 스테판 엘 샤라위와 엠마누엘손,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주축이 된 공격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지성은 이를 도와주며 브레넷에게 안정을 안겨줬다.

경기 중반에는 활동반경을 중앙으로 옮겨 공수 조율 역할을 맡았다. 공격 앞으로만 외치며 다급한 PSV의 속도를 조절했고 후반 15분 팀 마타브즈의 동점골 장면은 이런 박지성의 노련함이 잘 엿보였다.

중원에서 밀란과 볼 경합 과정에서 소유를 한 박지성은 주변 선수들과 볼을 건네받으며 공격권을 확실하게 가져왔고 제프리 부르마에게 패스해 동점골의 기점을 톡톡히 했다.

어린 PSV를 다독이던 박지성은 후반 23분 플로리안 요제프손과 교체돼 경기장을 나왔다. 팬들은 노련하게 경기를 이끈 박지성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만족감을 표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박지성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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