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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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동업자 정신 실종' ARI에 실력으로 복수

기사입력 2013.06.12 14:25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동업자 정신 실종의 결과는 퇴장이었다. 잘 던지던 선발투수의 퇴장으로 흐름이 끊겼고, 팀의 수장이 상대 팀 코치에게 멱살을 잡히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봐야 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선발 이안 케네디가 그랬다.

케네디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저스 선발 잭 그레인키에게 빈볼을 던진 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앞선 6회말 케네디의 2구 92마일 포심패스트볼이 다저스의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의 안면 부위를 강타했다.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던 푸이그는 잠시 후 씩씩하게 일어나 1루로 걸어나갔고, 곧바로 안드레 이디어의 동점 투런 홈런이 터졌다. 

이후 계속해서 사구가 나왔다. 7회초 포수 미겔 몬테로가 그레인키의 공에 등을 맞고, 한 차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그러자 케네디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레인키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졌고, 클린트 파간 주심이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벤치클리어링을 넘어 난투극이 벌어졌고, 수장인 커크 깁슨 감독까지 퇴장당했다. 깁슨 감독은 난투극 과정에서 마크 맥과이어 다저스 타격코치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상대 투수의 얼굴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은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동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레인키는 올 시즌 벤치클리어링 과정에서 샌디에이고 카를로스 퀸튼과 충돌해 쇄골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등이나 엉덩이 부위가 아닌 머리를 향하는 92마일 직구는 살인무기나 다름없다. 그레인키의 어깨 부위에 맞았기에 천만 다행이었다.

이 벤치클리어링은 다저스가 팀 케미스트리를 도모하는 계기가 됐다.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팀 페데로위츠의 3타점 2루타를 앞세워 5-3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9회 마운드에 오른 '새 마무리' 켄리 젠슨이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벤치클리어링 이후 8회초 1실점하며 분위기를 뺏길 뻔 했지만 이후에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갔다. 8회말 마크 엘리스가 또 다시 사구를 맞았지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상대 분위기에 휘말릴 필요가 없었다.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투수에게 실력으로 아픔을 안겼다. 가장 바람직한 복수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다저스 매팅리 감독(오른쪽)이 케네디의 사구 이후 흥분한 모습 ⓒ Gettyimages/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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