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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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의 프로존] '이미 포기' 승리 의지를 찾을 수 없는 레바논

기사입력 2013.06.04 10:47 / 기사수정 2013.11.10 14:5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베이루트(레바논), 조용운 기자] 말을 했다하면 한국축구를 향한 칭찬이 줄을 잇는다. 그리고 자책으로 마무리한다. 심지어 2015년 아시안컵을 준비한다는 말까지 서슴치 않는 레바논의 감독이다.

한국과 레바논은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카밀레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현재 A조에서 2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레바논을 잡으면 조 선두 탈환과 함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최종 3연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레바논전에 최강희 감독 이하 선수단이 눈에 불을 켜는 이유다.

한국이 일주일 이상 장기 소집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과 달리 홈팀인 레바논은 경기를 일찌감치 포기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일단 감독 입장에서 힘이 나지 않을 상황이다. 레바논은 지난 2월 대규모의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지면서 대표팀의 동력을 대부분 잃었다.

팀의 중심이라던 라메즈 다유브가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밝혀지면서 영구제명이 됐다. 그와 함께 일을 꾸몄던 대표선수 5명도 함께 유니폼을 벗었다. 더불어 에이스였던 로다 안타르는 대표팀이 아닌 클럽을 택하며 은퇴를 밝혔고 몇몇은 A매치 기간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테오 부커 감독도 "한국과 레바논의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우리는 한국을 이길 수 없다", "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내일 경기보다 2015년 아시안컵을 대비하겠다" 등 갈수록 경기를 포기한 듯한 발언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레바논의 훈련 일정도 이해할 수 없다. 일반적인 경우 가장 중요한 훈련과 선택을 하는 날이 바로 경기 이틀 전으로 알려져있다. 경기 전날에는 컨디션 조절에 비중을 둬야 하는 만큼 이틀 전이 사실상 마지막 점검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지난 2일 훈련을 15분만 공개하고 1시간 이상의 시간을 비공개로 진행하며 힘을 쏟았다. 그러나 레바논은 2일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이유도 가관이다. 전날 훈련을 해서 이날은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1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레바논으로 이동하면서 훈련을 하지 못한 불가피한 상황도 아쉬워하던 최강희 감독과는 다른 입장이었다.

한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잔디 문제에 대해서도 부커 감독은 체념한 듯 한국 입장에서 이야기를 했다. 그는 "한국으로 원정경기를 갔을때 잔디를 보고 부러워했다. 레바논은 그런 시설이 없어서 안타깝다"며 "그래서 레바논의 경기력이 떨어진다. 그나마 2년 전보다는 잔디 상황이 나아졌다. 한국에 나쁘지 않을 것이다"는 묘한 발언을 했다. 하나라도 더 악착같이 홈어드밴티지를 활용하려는 약팀의 발악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목이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레바논 대표팀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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