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코리안 타이슨' 고석현(32)이 결혼을 3주 앞두고 부상 대신 승리를 예물로 준비한다.
고석현은 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 시티 페이컴 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뒤 플레시 vs 우스만'에서 장-폴 레보스노야니(27·미국)와 웰터급 맞대결을 앞두고 화상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미국 입국 이틀차에 벌써 시차적응을 완료했다는 고석현은 이 자리에서 결혼식을 코앞에 둔 채 링에 오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예비 신부의 화끈한 뒷받침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고석현은 "사실 제가 허락을 받았다기보다 와이프가 될 사람이 먼저 '시합이 우선'이라고 말해줬다. 드레스숍 일정이 겹쳐도 위약금을 내고 미루면 된다는 식으로 오히려 푸시를 해줘서 마음 놓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상 우려에 대해서는 "얼굴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나도 화장하면 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웃었다.
예비 신부와의 인연에 대해서는 "체육관 회원으로 만나 알고 지낸 지 4년이 넘었다. 기술을 알려주고 스파링을 잡아주다가 자연스럽게 만남으로 이어졌다"고 전했고, 공개 애정 표현을 요청받자 "항상 옆에서 서포트해주고 자존감도 올려줘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답했다.
고석현은 지난해 11월 필 로 판정승 이후 8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다. 지난 2월 자코비 스미스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었으나 갈비뼈 골절로 무산되며 복귀가 늦어졌다.
그는 "지금은 크게 아픈 데 없고 컨디션도 좋다. 잘 준비돼 있다"며 완전한 회복을 알렸다.
하지만 부상으로 무산된 시합 이후, 기존 상대였던 스미스는 1승을 더 적립한 뒤 UFC 공무원 캐빈 홀랜드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랭커로 진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고석현이 스미스에 승리했을 경우, 그에게도 역시 가능했던 시나리오였다. 이에 대해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는 "잘하는 선수와 못 한 게 아쉽지만 이기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번에 이긴다면 조금 더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어필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서로 다른 그래플링 스타일의 충돌이다. 삼보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고석현과 주짓수 블랙벨트 집안 출신 레보스노야니의 맞대결은 많은 격투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고석현은 "레슬링적인 부분은 제가 압도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상대가 어릴 때부터 해온 주짓수적인 몸놀림은 조심스럽게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가 초반부터 화력을 끌어올려 온다면 오히려 붙어서 할 게 많아져 '땡큐'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압박 스타일 안에서 잠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적상 판정승이 많은 자신과 피니시율이 높은 상대를 비교하는 질문에는 "UFC 입성 전 전적이라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번엔 피니시를 노리되 거기에 치우쳐 무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주짓수 베이스의 상대를 상대로 한 구체적 대응법에 대해서는 "상대가 먼저 레슬링 싸움을 걸어오면 넘겨서 파운딩을 무자비하게 넣을 생각이다. 주짓수는 조심하되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고석현은 이번 시합을 앞두고, 스승 김동현과의 인연으로 코너 맥그리거와 타이론 우들리 같은 전 챔피언들과 훈련하는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에 대해 고석현은 "기술적인 것보다 챔피언들의 멘탈이 다르다는 걸 배웠다. 그 부분이 경기와 훈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들리의 구체적인 지도에 대한 추가 질문에도 "짧은 시간이라 기술적인 습득보다는 그 스타일의 느낌을 계속 연습하며 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승 김동현 관장의 당부와 관련해서는 "평소처럼 오버하지 말고 시합에만 집중하라고 하셨다"며 "보너스로는 '스턴건 보너스'를 따로 약속받았다"고 웃으며 귀띔했다.
끝으로 고석현은 "몸 관리와 훈련 모두 최대한 빠지지 않고 열심히 준비했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팬분들 앞에 등장해 상대를 멋있게 퇴장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묻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KO승, 타격으로"라고 답했다.
승리 시 원하는 다음 상대로는 "자코비 스미스나 케빈 홀란드 둘 중 한 명"을 꼽으며 3연승 이후를 내다봤다.
다음은 고석현 일문일답.
-결혼을 3주 앞두고 경기를 치른다. 예비 신부의 반응이 궁금하다. 허락은 어떻게 받았나.
▲사실 제가 허락을 받았다기보다 와이프가 먼저 시합이 우선이라고 말해줬다. 드레스숍 일정이 겹쳐도 위약금 내고 미루면 된다는 식으로 푸시를 해줘서 마음 놓고 경기를 뛸 수 있었다.
-경기는 다치기 마련이다. 결혼식 앞두고 부담은 없나.
▲얼굴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나도 화장하면 되니까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예비 신부와는 어떻게 만났고 얼마나 교제했나.
▲알고 지낸 지는 오래됐다. 저희 서울 체육관 관원이었는데, 그렇게 안 지 4년이 넘은 것 같다. 기술 알려주고 스파링 잡아주다가 어찌저찌 만남으로 이어져서 결혼까지 하게 됐다.
-예비 신부가 미국에서 경기를 직관하는지, 공개적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비 신부는 한국에서 열심히 응원해준다고 본가에 있다. 시합에 집중할 수 있게 옆에서 서포트도 많이 해주고 자존감도 올려줘서 더 힘내서 훈련할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
-올해 2월 갈비뼈 골절 이후 8개월 만의 복귀전이다. 몸 상태는 100%인가.
▲지금은 크게 아픈 데는 없고 컨디션도 괜찮다. 잘 준비돼 있는 것 같다.
-현재 미국에 있는데 시차 적응과 훈련에 문제는 없나.
▲어제 오후에 도착해 밤 11시에 자서 오늘 아침 9시 반쯤 일어났다. 첫날은 완벽히 적응했다. 저는 시차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다. 오전엔 가볍게 러닝하고 오후엔 격투기 훈련으로 하루 두 타임씩 소화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특히 중점을 둔 훈련은 무엇인가. 준비하고 있는 필살기가 있다면.
▲이번엔 타격적인 부분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여기 와서도 그렇게 캠프를 치르고 있다. 필살기라면 체력과 멘탈이다. 멘탈로 꺾어버리겠다.
-레보스노야니도 필 로를 이긴 바 있다. 그 경기가 이번 분석에 도움이 됐나.
▲도움이 됐다. 그 경기뿐 아니라 이전 경기들도 다 찾아봤다. 제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상대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 나갈 건가, 탐색전 이후 집중할 운영을 펼칠 건가.
▲상대도 제 이전 경기들을 봤을 테니 초반에 화력을 키워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게 오면 오히려 붙어서 할 게 많아 땡큐고, 안 오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압박 스타일 안에서 잠식해 나가겠다.
-결이 다른 그래플링 스타일의 충돌로 예상된다. 그래플링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
▲그래플링, 레슬링적인 부분은 제가 훨씬 압도적일 거라 생각한다. 다만 상대가 어릴 때부터 해온 주짓수적인 몸놀림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경계하고 있다.
-본인은 13번 중 7번이 판정승, 상대는 10승 중 8번이 피니시승으로 공격적 성향이다. 부담은 없나. 이번엔 KO승과 판정승 중 어느 쪽으로 예상하나.
▲그 전적들은 UFC 오기 전 전적이라 누구나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상대가 피니시가 좋다고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는 당연히 제가 끝낼 수 있도록 피니시를 생각하고 있지만, 거기에 너무 치우치면 일이 잘못될 수 있어 오버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경기에서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KO승이다, 타격으로.
-맥그리거, 우들리 등과 함께 훈련했다. 도움이 됐나, 이번 경기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뭔가를 배울 정도의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해서 기술적으로 배운 건 크게 없다. 다만 챔피언을 해본 사람들의 멘탈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많이 배웠고, 그 부분이 경기와 훈련에 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경기를 앞두고 김동현 관장이 특별히 당부한 말이나, 승리하면 해주기로 한 약속이 있나.
▲보너스를 타면 스턴건 보너스를 주신다고 하셨다. 러시로 피니시가 된다면 그것까지 탈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특별한 당부보다는 평소대로 너무 오버하지 말고, 경기 후 중요한 일정은 생각하지 말고 시합에 집중해서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
-지난 시합이 부상으로 무산됐고, 자코비 스미스는 그사이 이름값 있는 홀랜드와 붙게 됐다. 아쉬움은 없나. 이번에 이기면 랭커와의 매치업을 기대하나.
▲그 선수와 못 한 건 당연히 아쉽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경기를 통해 엄청난 경험치를 얻을 기회였는데 아쉬웠다. 계속 이긴다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이기면 조금 더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어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시합 불발 후 계약·발표 과정에서 UFC 측과 소통이 늦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부상으로 인한 페널티가 아니냔 추측도 있는데, 신경 쓰이나.
▲UFC도 1년 계획이 다 있는 대회인데 거기서 제가 스케줄이 틀어진 거라 회복됐다고 바로 들어가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르게 매치가 잡혀 다행이었다. 다만 승낙 후 발표가 늦어 계약서도 늦게 와서 불안감은 있었는데, 결국 잘 해결돼 다행이다.
-최근 한국 파이터들이 잇달아 고초를 겪었다.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저도 다쳐서 시합이 캔슬되며 딜레이된 게 스스로 안타깝고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그동안 회복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은 성장시켰다. 이번 시합에서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좋은 소식을 들고 오겠다.
-여러 별명으로 불리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과 새로 얻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앞선 별명들은 크게 당기는 느낌은 없었다. 이번에 별명을 바꿀지, 생각해 둔 게 있긴 한데 그건 시합 날 공개하겠다.
-유튜브 출연과 연승으로 팬덤이 커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있나.
▲아직 2연승밖에 안 됐고 경기 스타일도 화려한 편이 아닌데 감사하게도 갈수록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식당에서도 서비스를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SNS를 보니 정찬성 선수와 만난 것 같다. 특별히 만났나. 정찬성 선수가 뭐라고 하던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넘어와서 공항에서 만났다. 응원해주시면서 PI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하셨는데, 아직 PI에서는 뵙지 못했다.
-오반 엘리엇과도 긴 시간 함께했고, 비슷한 시기에 경기가 잡혔다. 서로 응원을 주고받았나.
▲인스타 댓글이나 DM으로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얘기하며 서로 열심히 응원 중이다. 제가 먼저 잘 풀고 오반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반 엘리엇의 상대가 강하다고 하는데, 그 선수에 대해 아나. 잠재적 라이벌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자세히는 잘 모른다. 타격가라고 알고 있는데, UFC엔 약한 선수가 없어서 누구랑 하든 다 만만치 않은 상대일 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 최두호 선수의 경기를 봤을 텐데, 어떤 영향이나 느낌을 받았나.
▲두호 형님이 1라운드에 킥을 맞고 위험했다고 하는데도 티 안 나게 운영하는 걸 보고 역시 엄청난 베테랑이라고 느꼈다. 저도 저렇게 멋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타올랐다. 이번 경기 멋있게 보여드리겠다. 레슬링으로 들어가더라도 다들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이번 주 함께 훈련했던 코너 맥그리거와 맥스 할로웨이의 경기를 예상한다면.
▲할로웨이로 가겠다. 맥그리거가 워낙 잘하는 선수지만 너무 오래 쉬고 오다 보니 적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승리하면 3연승이다. 다음 상대로 원하는 선수가 있나.
▲저보다 위에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원하지만, 꼽자면 원래 하기로 했던 자코비 스미스나 헤이비놀라드 둘 중 한 명과 하고 싶다.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몸 관리도 훈련도 최대한 안 빠지고 열심히 하려 노력했다. 저도 기대가 되고,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팬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해 지금 베가스에서도 마무리 훈련 중이다. 곧 있을 시합에서 멋있는 모습으로 등장해 상대를 퇴장시키겠다.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진=UFC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