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대군부인'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OTT 디즈니+에는 여전히 문제가 된 장면이 수정 없이 서비스되고 있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오후 4시 기준 디즈니+ 글로벌 플랫폼에는 '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으로 지적된 논란이 된 장면이 그대로 공개 중이다.
회차 삭제나 문제 장면 스킵·편집 등의 조치 없이 해당 장면이 그대로 서비스되고 있다.
해당 장면이 전파를 탄 다음날 제작진이 사과와 함께 수정 요청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음성 및 자막 수정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논란은 지난 15일 방송분에서 시작됐다.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왕의 즉위식 장면에서 왕이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 "천천세"를 외치는 모습이 등장한 것.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해당 표현이 중국 황제국 질서 아래 제후국이 사용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17일 지적했다. 자주국 군주를 상징하는 표현으로는 '만세'가 적절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천세'를 사용해 한국 스스로 중국 중심 질서를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모 고증 문제도 제기됐다. 반크는 독립된 자주국 황제를 상징하려면 12줄의 십이면류관이 맞지만, 드라마에서는 9줄의 구류면류관이 등장해 중국 황제의 신하인 제후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반크는 디즈니 측에 직접 음성과 자막 수정 요청 서한을 발송하며 시정 캠페인에 나섰다.
반크는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 드라마일수록 작품 속 역사 표현과 상징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디즈니+, '21세기 대군부인'

디즈니+, '21세기 대군부인'
박기태 단장은 "글로벌 OTT를 통해 소개되는 한국 드라마는 외국 교과서나 백과사전보다 훨씬 강력한 파급력을 지닌다"며 "작품 속 작은 오류 하나도 세계인에게는 한국의 실제 역사와 국가 상징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한국인 모두가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에 등장하는 콘텐츠를 점검하는 'OTT 대한민국 홍보대사'가 돼야 한다"며 "방송사와 플랫폼 모두 역사와 문화 고증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역사 강사 최태성 역시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냈다.
최태성은 18일 자신의 개인 계정에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와 함께 "이제 정신 좀 차리시옵소서"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전 세계 한류 문화를 이끌고 있다. 드라마, 영화 우리만 보는 거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다"며 "이제는 그 격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 용어, 복장, 대사 등 역사 왜곡 논란이 매번 터지면서도 늘 그 자리"라며 반복되는 논란을 꼬집었다.
또 "배우들의 출연료에는 수억 원을 아낌없이 투자하면서도 역사 고증 비용에는 몇십만 원만 책정하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고증에 드는 시간은 왜 그리 무시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학계도 역사물 고증 연구소 하나 만들어 주기 바란다"며 "대본, 복장, 세트장 등을 원스톱으로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배우들도 직접 고개를 숙였다.

엑스포츠뉴스DB
아이유는 18일 "지난 며칠간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남겨주신 말씀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며 "주연 배우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큰 실망을 끼친 것 같아 매우 송구하고 지금도 마음이 참 무겁다"고 사과했다.
이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 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배우로서 더욱 신중하게 대본을 읽고 공부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변우석 역시 같은 날 "주말 동안 행여 저의 말이 또 다른 피해를 주지 않을까 우려와 걱정을 했다"며 "작품으로 인해 불편함과 우려를 느끼신 분들께 무거운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고 전했다.
앞서 제작진 또한 최종회를 앞두고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며 "가상과 현실의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에 대해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이 된 장면은 여전히 글로벌 플랫폼에서 수정 없이 송출되고 있고, 디즈니+ 측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디즈니+, '21세기 대군부인'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