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 탁구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주천희(삼성생명·세계 18위)와 신유빈(대한항공·세계 12위)이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 여자단식 첫 판에서 격돌한 가운데 주천희가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주천희는 한국 선수들에게 아주 강한 왕만위(중국·세계 2위)와 격돌한다.
주천희는 10일 홍콩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홍콩 2025 여자단식 16강에서 신유빈을 게임스코어 4-2(11-7 11-9 10-12 6-11 11-9 11-5)로 뿌리쳤다.
WTT 파이널스는 남자단식과 여자단식에서 각각 16명, 혼합복식에서 8개 조만 초대받아 우승컵을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총상금도 130만 달러로, 올해 WTT 대회 중 가장 많다.
한국에선 남자단식 안재현, 여자단식 신유빈과 주천희, 혼합복식 임종훈-신유빈 조가 출전했는데 여자단식에선 토너먼트 첫 판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8강 티켓을 다투게 됐고 주천희가 이겼다.
주천희는 지난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WTT 중국 그랜드 스매시 8강에서 역시 신유빈과 붙어 2-4로 진 적이 있다. 두 달 만에 당시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다.
주천희는 이날 1게임과 2게임을 각각 11-7, 11-9로 따내며 예상보다 쉽게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 7일 중국 청두에서 끝난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후반부를 전부 결장했던 신유빈 역시 컨디션이 돌아온 듯 3게임부터 힘을 냈다.
3게임에서 듀스 끝에 12-10으로 이겼던 신유빈은 4게임도 11-6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주천희는 2-2에서 다시 주도권을 쥐었다. 5게임을 11-9로 이기더니 6게임은 11-5로 비교적 여유 있게 따내고 8강 진출을 일궈냈다.
지난 2002년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난 주천희는 16살인 2018년 삼성생명에 입단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23년 WTT 투어 대회 중 그랜드 스매시와 챔피언스 다음 레벨인 스타 컨텐더 방콕 대회에서 하리모토 미와, 나가사키 미유 등 일본의 두 강자를 제압하고 결승 진출, 천싱퉁(중국)에 패했지만 자신의 이름 석자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다소 침체기를 겪었으나 올해 다시 살아나는 중이다.
주천희는 10월 WTT 그랜드 스매시에서 8강에 오르면서 반등세를 탄 뒤 같은 달 말에 열린 WTT 챔피언스 몽펠리에 대회에서 '일본의 깎신' 하시모토 호노카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끝에 승리하고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왕중왕전 같은 이번 파이널스에서 준준결승 진출을 해내면서 신유빈과 함께 한국 여자 탁구를 이끌어 갈 '원투펀치'임을 알렸다.
신유빈도 여자단식에선 졌지만 혼합복식 조별리그 첫 경기를 이기면서 이 종목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혼합복식 세계 2위 임종훈-신유빈 조는 10일 열린 대회 첫 날 혼합복식 2조 1차전에서 브라질의 휴고 칼데라노-브루나 다카하시 조를 24분 만에 게임스코어 3-0(13-11 11-7 11-5)로 완파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1게임에서 8-10으로 뒤지던 경기를 따라잡은 뒤 듀스 끝에 13-11로 이겼다. 2~3게임은 일방적이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2게임에선 8-2로 앞서다가 내리 5점을 내줘 추격당했으나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3점을 연속으로 따냈다.
3게임 땐 임종훈-신유빈 조가 2-2 동점에서 연속 4점을 챙기면서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11일 일본의 마쓰시마 소라-하리모토 미와 조와 격돌한다. 이 경기를 이기면 1조 1위로 준결승에 오를 확률이 높다.
다만 1조에 혼합복식 세계랭킹 1위인 린스둥-콰이만 조, 지난 5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조인 왕추친-쑨잉사 조 등 중국의 두 조가 함께 들어있어 임종훈-신유빈 조도 조별리그 순위에 상관 없이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들과 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지난해 파리 올림픽 동메달,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연달아 따내며 세계 4강권 실력을 자랑한다.
사진=연합뉴스 / 신화통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