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팬들은 손흥민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손흥민이 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 구단에서도 손흥민의 벽화 작업에 몰두하는 등 손흥민의 복귀 준비에 한창인데, 토트넘 팬들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손흥민의 동상까지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손흥민이 단지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활약했던 선수가 아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구단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지난 3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오는 1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경기에 맞춰 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지난 여름 토트넘을 떠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하며 갑작스럽게 토트넘과 결별하게 됐던 손흥민이 토트넘 현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이 모두 원했던 행사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벗었다. 계약 만료까지 1년여를 앞둔 손흥민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할 수 있다는 루머는 이전부터 제기됐으나, 손흥민과 토트넘의 이별은 꽤나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토트넘 현지 팬들에게는 더욱 갑작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손흥민의 LAFC행은 그야말로 '깜짝 이적'이었는데, 토트넘 현지 팬들로서는 생이별처럼 느껴질 터였다. 팀이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손흥민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 좋게 남을 수는 있었겠지만, 팬들은 손흥민과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 것이다.
손흥민도 이 점이 마음에 걸린 듯했다.
손흥민은 LAFC로 이적한 뒤 한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며 "그동안 얘기할 타이밍이 없었는데 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때는 이적과 관련된 일이 진행 중이었다.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손흥민은 또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도 날 직접 보고 인사할 자격이 있다. 그날이 오면 감정적으로 매우 특별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손흥민의 바람은 금세 이뤄졌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LAFC가 MLS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에게 패배하며 시즌을 마감, 손흥민의 시즌도 끝나면서 손흥민이 토트넘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에게 연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토트넘은 곧바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방문 행사를 추진했다. 당초 토트넘이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맞춰 손흥민을 초대할 거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손흥민은 자신이 경기장에 돌아가 팬들을 만날 경기로 리버풀전 대신 슬라비아 프라하전을 선택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위한 공식 프레젠테이션과 하프타임 헌정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방문해 팬들뿐만 아니라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함께 일했던 구단 직원들을 모두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구단에서는 손흥민의 방문일에 맞춰 구단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손흥민의 벽화를 공개하기 위해 벽화 제작에 힘쓰고 있다. 손흥민의 벽화는 토트넘의 레전드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의 벽화를 담당했던 아티스트 그룹 '머월스'가 담당 중이다.
밑그림도 어느 정도 공개됐다. 손흥민의 벽화에는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유로파리그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손흥민의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팬들은 더 나아가 토트넘이 손흥민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투 더 레인 앤드 백'에 따르면 토트넘 팬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손흥민의 동상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우리 팀의 아이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손흥민의 동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토트넘의 최고경영자(CEO) 비나이 벤카테샴은 지난 10월 진행된 토트넘 팬 포럼에서 동상 설치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손흥민의 동상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앞에 세워질 가능성을 언급해 팬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