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3 23-25 27-25 25-18)로 승리하면서 10연승을 질주했다. 대한항공의 시즌 성적은 11승1패(승점 31점)가 됐다.
대한항공에서는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양 팀 최다인 22점을 뽑았다. 또한 서브득점 3개, 백어택 7개, 블로킹 5개를 기록하며 올 시즌 개인 세 번째 트리플크라운(서브득점·백어택·블로킹 각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정지석(19점), 김민재(12점)도 제 몫을 다했다.
대한항공은 사흘 전 우리카드와의 원정경기를 치른 뒤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그만큼 평소보다 체력적인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헤난 감독도 "사실 오늘(7일) 경기는 여러모로 민감한 경기다. 회복할 시간이 많지 않았고, 그 시간 동안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훈련했다.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멘털적인 부분이 중요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대한항공은 러셀과 정지석을 앞세워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2세트 들어 위기를 맞았다. 러셀이 10점을 올렸으나 나머지 선수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까지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삼성화재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이날 승부처는 3세트였다. 24-25로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러셀의 퀵오픈으로 한숨을 돌린 데 이어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역전했다. 26-25에서는 아히의 범실까지 나오면서 그대로 3세트가 마무리됐다.
4세트에는 대한항공의 높이가 살아났다. 대한항공은 8-8에서 5연속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격차를 조금씩 벌리면서 승리에 한 걸음씩 다가섰고, 24-18에서 김규민의 다이렉트킬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헤난 감독은 솔직히 1세트에는 삼성화재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1세트 종료 뒤 선수들에게 1세트는 잊으라고 했다. 2세트는 완전히 다른 경기라는 점에 대해서 얘기했다"며 "4세트에는 서브와 블로킹이 너무 좋았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 블로킹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눈길을 끈 건 바로 베테랑 곽승석의 시즌 첫 실전이었다.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곽승석은 3세트와 4세트에 교체 투입됐다. 리그 기준으로 4월 5일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이후 8개월 만에 코트를 밟았다.
헤난 감독은 "곽승석은 힘으로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범실이 없는 선수이기도 하고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선수다. 오늘 볼을 많이 건드리진 않았으나 볼을 건드릴 때마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전술을 잘 이해했다"며 "임동혁처럼 경기 출전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 힘은 좀 부족하지만, 팀에 효과를 올려주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인천 도원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2011-2012시즌(2011년 12월 11일 현대캐피탈전~2012년 2월 5일 삼성화재전 13연승) 이후 14시즌 만에 단일 시즌 10연승을 기록했다.
헤난 감독은 "내가 알고 있는 건 우리의 다음 상대가 OK저축은행이라는 것"이라면서도 "계속 우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더 중요한 건 모든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즐기면서 경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12일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11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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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